Posted on 2026. 10. 29.
버려지는 폐원단이 솜과 실로 다시 태어나 옷으로 승화
의류 폐기물 재활용 원료 25% 적용 제품 첫 선, 세코·신한방직·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 협업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을 다시 솜과 실로 만들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의류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자원순환 사업이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0월 23일 킨텍스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솜과 실을 원료로 생산한 가디건, 티셔츠, 작업복, 잠옷 등 다양한 제품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사업은 ㈜금용(대표 남용덕)과 ㈜세코(실장 남빈호)가 의류 폐기물의 수거와 분리, 솜 생산을 담당하고, ㈜신한방직이 재생실을 생산한 뒤,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회장 유지용)가 실제 의류제품 샘플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분업하여 진행됐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제품에는 의류 폐기물에서 재생한 원료가 25%가량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폐기물을 수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의류를 원료로 다시 솜과 실을 생산하고 최종적으로 새로운 의류제품까지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의류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상당한 양에 이르지만, 상당수는 소각이나 매립 등의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는 자원의 낭비뿐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문제로도 이어진다.
반면 폐의류를 다시 원료로 활용하면 기존 섬유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새로운 원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폐기물 → 솜 → 실 → 의류제품’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구조를 실제 제품으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기술과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협력해 재생원료의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섬유·패션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재생섬유의 중요성은 단순한 환경보호 차원을 넘어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세계적으로 환경과 탄소배출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패션시장은 폐원단 소각이나 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국내 의류제품이 유럽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재생원단과 재생섬유의 사용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폐의류 수거부터 분류, 재생솜 생산, 재생실 제조, 완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 특히 섬유산업의 경우 원료 생산과 제품 제조, 폐기 과정에서 상당한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사용한 자원을 다시 활용하는 순환체계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폐의류를 단순 폐기물이 아닌 ‘재생 가능한 산업자원’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폐의류의 체계적인 수거와 품질별 분류 시스템을 마련하고, 재생원료를 사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재생원단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봉제 업계 대표들은 “기업들이 환경과 자원순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생 원료 사용 확대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폐의류를 버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솜으로, 실로, 그리고 새로운 옷으로 되돌리는 것. 이번 전시는 ‘버려지는 자원도 다시 쓰면 자원이 된다’는 자원순환의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 앞으로 재생원료 사용 확대가 국내 패션·봉제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탄소 저감과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