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 11. 28.
돈과 권력
발행인/행정학박사 김 세 현
자본주의 사회나 사회주의 사회에서 가장 선호하는 가치는 아마 돈과 권력일 것이다. 특히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돈과 권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 것으로 보인다.
선대 때부터 내려온 거부(巨富)나 형제들끼리 힘을 합해 부(富)를 일구어온 사람들도 결국은 친형제끼리 돈 때문에 남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 고소· 고발로 철창신세가 되는 것을 보면 돈이란 것이 확실히 최고의 가치로 보인다.
권력 역시 누구와 나누기 힘든 것인가 보다. 민주당으로 대통령이 된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을 잡고난 뒤 어제까지 한 집에 살던 이들과 하루아침에 분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다.
또, 그 당에서 재미 보며 살던 이들은 정권을 잡기위해 인기 없는 노 대통령을 버리고, 새로운 당을 만들어 대통령 후보를 냈다.
혼자 힘으로는 안 되니까 전에 함께 살던 민주당과 합당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지분 문제로 실패하고, 제1야당인 한나라당 전 이회창 총재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당을 만들어 두 번이나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이회창 씨가 정계를 떠난 뒤,
최근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서로 비난 전을 펼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권력이란 과연 무엇인지, 꼭 저래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들 생각만하고 각 가문에서 두 명씩 출마하다 보니 누굴 선택해야 할지 헛갈리는 국민과 줄서야 하는 많은 사람들만 죽을 맛이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권력에 줄을 대야하고 많은 양의 검은 돈이 필요한가 보다.
또한 권력을 잡으면 돈이 많이 필요한가 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권력에 약한 기업은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에 줄을 서고, 또 한쪽에서는 그것을 폭로해 나라를 시끄럽게 한다.
돈과 권력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으니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돈 앞에서는 형제간의 우애가 없고, 권력 앞에서 의리와 신의는 오간데 없다. 더욱이 동지를 헌신짝처럼 버리니 이 또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돈은 돈으로 끝나야 한다.
기업가는 기술과 영업으로 승부해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면 된다.
권력은 권력으로 끝나야 한다.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려 한다든지, 밉보인 기업의 숨통을 막는다든지 해서는 곤란하다.
돈을 가까이 한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며 권력을 지나치게 좇은 기업은 사라졌거나 감옥행을 면치 못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돈과 권력 모두 소중한 가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돈과 권력을 최상의 가치로 두어서는 곤란하다. 돈을 버는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자기 본분이다. 세금 잘 내면서 일부는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도리다.
권력을 쥔 사람은 기업을 육성해서 나라 살림살이가 풍족하게 하는 것이 자기 본분이다. 나아가 기업의 검은 돈은 개인이 아닌 사회단체에 기부토록 하는 사회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현 사회 풍토에 비춰 볼 때,
이번 삼성 특검으로 인해 기업이 내야 하는 대통령선거자금이 위축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따라서 권력을 쥐려는 분들에게는 어쩌면 이번 대통령선거는 힘든 선거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결 맑은 선거가 될 것으로도 보여 다행스럽다. 권력이 돈에서 해방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을 한꺼번에 쥐려는 어리석은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기업은 자연히 융성하게 되고 사회는 밝아질 것이며 나라는 부강해질 것이다.
권력도 나누고 돈도 나눌 줄 아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하는 대통령후보가 있다면 소중한 한 표를 행사 할 텐데, 꼼꼼히 살펴 봐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