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7. 12. 05.


대선은 짝짓기 게임


발행인/행정학박사 김 세 현 

 

 

12월 19일 대통령선거에 무려 12명의 후보가 등록하더니 시간이 점차 흐르자 당선이 어려운 후보들이 살길을 찾아 본격적인 짝짓기에 들어가고 있다.


짝짓기라는 용어는 동물의 세계에서나 사용되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언론에 이런 용어가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대통령후보에 등록하려면 5억원의 기탁금을 내야한다고 한다.


아마 등록을 포기한 100여명의 군소후보도 5억원의 기탁금이 부담을 주었으리라 짐작된다.


따라서 10% 이상을 얻지 못하면 기탁금 5억원을 날려야 함에도 거액을 들여 후보등록을 하는 것을 보면 국민에게 뭔가 할말이 있어서 나왔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비록 군소후보지만 그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비록 표는 다른 곳에 찍을지 몰라도 “저 사람의 말에도 일리가 있구나” 라면서 그 이름을 한 번 더 보게 되고, 때로는 “저 사람도 나중에 한번 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반면에 정당의 공천을 받아 국고보조금으로 선거를 치르는 사람이 벽보도 붙이고 투표용지도 인쇄된 마당에 어느 순간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를 보면 참으로 이해가 안 된다.


그것도 이름깨나 알려진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 때는 뭔가 후일을 보장받지 않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사람에게 거액의 국고를 지원하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 역시 그의 정책과 사람 됨됨이를 보고 지지했을 것이다.


그가 사퇴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그 표가 고스란히 옮겨간다고 보면 커다란 오산이며 무효표의 양산과 오히려 기권을 조장하는 행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대통령 선거전에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식이 통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선거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도 보고 있다.


동물들의 짝짓기도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민망하다.


하물며 대통령선거에서 짝짓기라니, “왜 저래요”라는 아이들의 물음에 답하기도 부끄러운 일이다.


반면에 자신에게 불리해도 국민에게 꼭 할말이 있어 거액의 돈을 들여 입후보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후보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철저히 언론에 외면당하고 비록 소수의 득표에 그칠지 모르지만 이름 석자와 그의 정치철학을 만천하에 알리고 곧 잊혀질지는 모르지만 한 표의 소중함과 출세에 영합하지 않는 선비정신이 5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합종연횡이니, 연정이니, 연대니, 짝짓기니 이런 단어는 이제 선거 등록일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선진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일이고 그동안 쌓아왔던 각자의 명예에 손상을 입지 않는 일이다.


짝짓기 하면서 부끄러움이나 알고,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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