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6. 04.
美 親 騷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기도 힘든 상황이 연일 연출되는 미국산 쇠고기 정국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청계광장에 아이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나가야될지 정부를 믿고 대책을 기다려야 할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한 시절이다.
사태가 이지경까지 오게 된 경위야 어떻든 ‘美親騷’문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일이 아니게 되었다.
시민들의 비폭력 저항에 어쩌면 광우병 걸린 미친소로 인해 같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전의경과 경찰이 물대포를 쏘아대고 방패와 군화발이 난무하며,
피해자끼리 핏대 올리는 장면을 접할 때면 이 촛불집회는 민주화 운동을 위한 폭력시위도 아니고 단지 나와 우리 가족이 상한 음식을 먹지 말게 해달라는 절박한 외침일진데 그에 대한 권력의 대답으로는 너무 지나친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미친소 때문에 야기된 ‘美親騷’ 파동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백약의 처방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둑은 무너졌다.
그 둑을 막기 위해 장관 몇 명이나 청와대 수석 몇 명 경질하여 인적쇄신을 한다 해도 한 번 돌아선 민심이 되돌아오기에는 대통령의 리더십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낳아 버렸다.
이제 취임 100일인데 그렇다고 나라를 이대로 방치하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흘러가기에는 5년이란 세월이 너무 멀고 험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본인이 만든 청계광장으로 달려가 국민을 섬기겠노라고 인사 했다.
그 청계광장에 연일 수 만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모여 대통령을 원망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광장에 다시 달려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경호상의 문제가 야기 될 수 있겠으나 누구보다도 이명박을 믿었던 시민들을 사랑하고, 갈 길이 먼 험난한 대한민국 호를 안전하게 운항하려 한다면 이제라도 청계광장에 나가 시민 앞에서 그간의 불찰을 사과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한미FTA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은 성난 민심에겐 그리 중요 하지 않다. 한미FTA는 연기 하면 된다.
한미FTA로 예상되는 무역 흑자가 설혹 적자가 되더라도, 나라가 조금 어렵고 물가가 조금은 뛰더라도 우리 국민에게 우선 급한 것은 나와 우리 자식들의 건강이다.
조금은 어렵더라도 라면이라도 편하게 먹고 사는 것이 소박한 국민의 바람이다.
물론 국가간의 협상을 다시 한다고 하면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고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도 매번 이런식이면 대통령 해먹기 힘들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외국보다는 국내가 시급하다.
물대포가 무섭지만 꿈쩍도 않는 어린 여학생들의 손을 잡고 그들에게 대통령의 따뜻한 체온을 전한다면 외국의 언론들도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감동할 것이며 우리 국민들의 마음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대통령을 믿고 따를 것이다.
한미FTA가 미뤄지면 우리에게 삶이 조금은 힘들지 모르지만 단칸방에 살면서도 누리는 진정한 행복감을 국민에게 전해줘야 한다.
대통령이 되었는데 무엇이 무서운가. ‘역시 이명박’이라는 말이 청계광장에서 나와야 나라도 살고 국민도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