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7. 09.


국민의 대표로 산다는 것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국민이 직접 선거로 주권을 위임한 사람은 대통령이며 대통령은 국민의 이름으로 나라를 경영한다.
정부가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은 기업은 1년에 한 번씩 주주총회를 열어 CEO를 바꾸지만 정부는 5년에 한 번씩 선거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CEO는 무조건 이윤을 내야하지만 정부는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안정적인 기반에서 나라를 경영하고 국민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대통령과 기업의 CEO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번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문제로 시작한 촛불은 양질의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에게 대통령이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국민이 직접 나서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일반 기업의 대표라면 국민들은 그 기업의 제품을 불매운동만 할 수 있지 그 기업의 대표를 그만두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CEO출신으로서 나라를 이끌어 보려던 이명박 대통령과 주권자의 권리인 서비스를 우선하는 국민과의 소통부재로 일어난 것이 바로 미국산 쇠고기 문제이다. 아무튼 이명박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서 주권자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2번이나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으며 다시한번 만회의 기회를 줄 것을 은근히 기대했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과 유모차를 끄는 젊은 주부들로부터 시작된 광우병 촛불문화제에 슬그머니 광우병 대책위원회라는 것이 만들어 지더니 각종 단체들이 참가하여 이젠 그들이 마치 국민의 대표인양 설쳐대고 불법과 폭력이 시작되어 대통령의 기대는 일순간 무너져 내렸다. 시민단체와 이익단체가 갑자기 국민의 대표가 되어 촛불집회를 이끌면서 채 3개월도 안된 대통령을 그만두라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앞으로의 나라꼴이 걱정이다.


정부가 아닌 일반 기업 같으면 임시 주주총회라도 열어 대표이사를 바꾸면 되겠지만 앞으로 5년 대한민국을 대표할 대통령을 바꿀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명박OUT을 외치며 청와대행을 선동하는 것은 기업의 부도로 주식이 휴지가 되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가치가 그만큼 하락하게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이런 사태까지 예견 하지 못한 무능한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계약이라는 것이 상대방이 물러주지 않으면 고스란히 손해보는 것이 상례인데 국제간의 계약, 더구나 세계 최강 미국과의 계약을 우리가 다시하자고 떼쓴다고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으로 보면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이명박정부의 첫 번째 계약이 실패로 돌아감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전망을 어쩌면 밝게 하는 점일 수도 있다.


어쨌든 미우나 고우나 향후 5년의 나라살림을 끌고 갈 정부이고 대통령인데 국민입장에서는 길게 보고 지켜봐야 한다. 국민의 작은 촛불이 꺼질 줄 모르고 타고 있는 것을 똑똑히 본 대통령은 언제 커다란 횃불이 되어 올지도 모르는 무서운 국민의 질타에 혼쭐이 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위 시민단체와 각종 이익단체의 집회 참여와 불법시위는 권력자에게 오히려 역공의 빌미를 줄지도 모른다. 또한 순수 시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마치 자기들이 국민의 대표인양 계속 설쳐대면 국민이 식상하고 그들의 底意(저의)에 의심을 품게 되어 향후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반대 촛불을 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민이 주권을 위임한 최고대표는 바로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 한명이며 그를 나무라고 몰아세울 수 있는 사람은 시민단체나 이익 단체가 아닌 바로 국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순수한 시민과 불법시위를 선동하는 일부 시민단체와 이익단체를 분명히 구분하여 사법적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대통령이 국민의 진정한 최고 대표라면 촛불의 의미와 배후와 선동 정도는 구분 할 줄 알리라 믿는다.


요즘은 옛날 같지 않아 국민의 대표로 산다는 것이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을 제외한 또 다른 수많은 선출직 공무원들 역시 이번 촛불이 남의 일이 아니다.


그들 역시 촛불만 보면 간담이 서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촛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세금을 축내는 공직자들 앞뒤 그리고 옆에 있는 나라, 그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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