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8. 07.


교육감이 존경받으려면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경찰이 시위대에 옷이 벗겨지고, 북한은 금강산에 관광간 민간인에게 총을 쏘고,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미국은 독도를 주인 없는 바위로 표기하여 사실상 일본의 편을 들고, 날씨 탓인지 우리 외교부는 갈팡질팡 중심을 못 잡고 있는 판에 서울시 교육감 선거까지 겹쳐 삼복더위에 어느 개그맨의 말대로 정말이지 국민만 “짜증 지대로다”


교육감 직선제, 말은 그럴 듯하다. 교육이 정치권에서 독립하여 교권을 지키고, 엄청난 규모의 사교육비도 줄이고, 아이들을 자율적으로 교육시켜 영어와 입시지옥에서 탈출 시키겠다는 등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들어보면 대통령 선거 공약과 버금가는 것들이다.


왜 갑자기 교육감을 직선으로 선출하게 되었는지, 하필이면 왜 삼복더위에 투표를 하려는지 그 연유를 따지기 전에 교육감에 출마한 사람들의 자질에 우선 의문을 제기한다.


교육감 선거현수막에 왜 대통령 이명박 OUT이 들어가고 전교조 NO가 들어가야 하는지 우선 묻고 싶다. “지금 국회의원 보궐 선거하는 것입니까”, “교육감이 뭐하는 거죠”, “그런데 왜 교육감 선거에 대통령 OUT과 전교조 NO가 현수막에 등장 하나요” 길거리 유세와 현수막을 보는 시민들이 흔히 물어오는 질문이다.


현수막이란 당해 선거에 자기 이름과 기호 그리고 자기 핵심정책을 알리는 홍보수단이다.


단지 교육감에 당선되려고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데 저렇게까지 국가원수를 밟고 표를 받고 싶을까 걱정되고, 교육감에 당선되면 전교조 교사와도 대화하고 협력해야 하는 마당에 현수막에 저렇게 써놓으면 전교조에 가입한 선생님들과는 원수가 될 텐데 향후 교육계가 더욱 시끄럽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에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분들 전직을 보면 거의가 교사 출신이거나 교수 출신이다. 즉 출마자 모두 학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선생님들이시다.


따라서 일반 정치인들과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하건만 선거전에 임하는 유력 후보들이 아이들 보기 부끄럽게 상호비방을 하는 행태를 볼라치면 가히 정치인들 뺨치는 수준이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임명직으로 전환하는 편이 낳아 보인다.


초·중등교육을 담당하는 서울시 교육감은 물론 중요한 자리이다. 대통령이 어느 당 출신이건 아이들 교육정책이 흔들리지 않고 교육백년대계를 이룩하기 위해, 교육감을 임명도 해보고 간접선거도 해보고 이번에 직접선거도 해보는 것일 것이다.


선거를 하던 임명을 하던 다 좋다. 문제는 어린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게 그거라면 문제가 있다. “누가 된들 뾰족한 수가 있나요. 다 자기들 출세하기 위해 교육감 하려는 거지 우리는 별 관심 없어요.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에요”라는 어린 학생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물론 교육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좋아지겠지만 그 세월이라는 것이 요즘같이 우주로 여행하는 빠른 변화의 시대에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다.


어차피 우리나라 선거는 본인이 원하던 아니던 어느 선거에나 알게 모르게 정당이 관여하게 되어 있다. 정치권에서 독립하기 위해 치러지는 선거에 정치를 끌어들이고 슬며시 정치가 개입하는 꼴이라니.


그러면서도 교육대통령이라고 목소리 높이는 모양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선거는 그렇다 치고 교육감 선거라도 당락을 떠나 선생님답게 치른다면 후보들이 아이들에게 조금은 존경받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누가되든 별 기대는 안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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