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8. 07.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한국영화의 부진속에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 500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하며 칸 영화제에도 출품되었다고 한다.


사실 필자도 가족들과 이 영화를 봤지만 주인공 중 누가 나쁜놈이고 이상한놈인지 잘 구분되지 않아 아이들에게 물어본 후에야 그러냐고 했지만 건성으로 영화를 보아서인지 그냥 그놈이 그놈 같아 보였다.


아무튼 이 영화를 찾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니 영화는 성공한 것으로 보여 다행이고 기왕이면 칸 영화제에서 큰상까지 받아 한국영화 발전에도  기여 하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더욱 높여주었으면 좋겠다.


영화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과거를 바탕으로 각색하기도 하고 미래를 예측해서 관객의 흥미를 끌어내기도 한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상상력이나 아이디어는 가히 천재적이며 오락영화나 코미디 영화에도 감독의 혼이 담겨있다. 따라서 영화를 본 후에 감독이 전하려 하는 메시지를 놓고 논쟁하기 일쑤다. 영화 놈놈놈에 대한 평가도 다양한 것 같다. 그냥 오락영화인 것 같기도 하고 무슨 메시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단순 오락영화로 보이지만 제목만 놓고 볼라치면 나를 좋은놈으로 볼 때 주변의 나쁜놈은 누구이고 이상한 놈은 누군지, 나를 나쁜놈으로 칠 때 좋은놈과 이상한놈은 누군지, 나를 이상한 놈으로 놓고 좋은놈과 나쁜놈은 또 누군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주변 상황을 볼 때 영화제목을 빌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 어느나라인지 짐작해 본다. 각 나라의 외교전에서 좋은놈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외교는 그 속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친하다 할지라도 국익에 관계되는 일에는 자기나라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기 때문에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외교전에서 상대가 내편이려니 하고 방심하다보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독도 문제만 해도 그렇다. 러시아는 좋은놈이다. 러시아는 2차대전이후로 일본의 쿠릴열도를 지배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우리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나쁜놈이다. 독도는 신라시대부터 우리땅인데 자기네땅이라고 우기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해 독도문제를 국제분쟁으로 끌어들이려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상한놈이다. 한국전에 참전하여 수많은 미국인들이 전사하면서 지킨 나라를 외면하고 은연중에 자기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는 일본편에 서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목숨 걸고 지킨 대한민국이고 독도는 엄연히 한국땅인데 이제와서 몰라라 하니 미국은 정말 이상한 놈이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놈놈놈 축에도 못 끼는 어쩌면 한심한 놈일지 모른다. 일본은 그 조그만 바위덩어리(미국식 표현)를 차지하기 위해 정권이 몇 번이 바뀌어도 보이지 않는 외교를 펼치는데 우리나라는 손발이 따로 노는 꼴이니 한심 할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뀐다고 외교부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신분보장된 직업공무원들이 쫓겨날리도 없는데 어찌하여 독도문제를 손놓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


독도문제는 우리세대에 끝날일이 아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수십년간 일본에게 끌려다니고 나쁜놈과 이상한놈들 때문에 후세들 역시 괴로울 것이다. 우리 후세들도 어차피 살다보면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다 겪으면서 살아가야겠지만 한심한 조상탓에 두 눈 뜨고 독도를 뺏기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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