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8. 14.
혼돈의 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過猶不及
정부건 민간이건 조직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마 리더십일 것이다.
리더십이란 타고날 수도 있겠지만 후천적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갖출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학창시절에는 반장이라도 할라치면 아이들에게 가끔 떡볶이라도 사줘가며 환심도 사야 하지만 성인이 되면 작은 모임의 리더일지라도 신뢰, 즉 서로의 믿음이 가장 우선의 덕목이다.
하물며 공직자의 리더십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고위공직자의 리더십은 이윤창출의 리더십보다는 사랑과 신뢰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거짓의 리더십은 단지 출세욕을 부를 뿐이다. 국민에 대한 진정한 리더십은 국민을 내가정과 내 자식 사랑하듯 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서 상호 신뢰하는 마음, 그 마음 그대로 임기를 마치면 성공한 리더인 것이다.
선출직공무원들과는 달리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고위공직자들은 자기본인의 리더십보다는 임명권자의 리더십에 맞추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임명된 자리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자리로의 이동을 염두에 두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원론적으로 임명직 단체장의 경우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통치이념에 기반을 둔 리더십을 따라야 하겠지만 국민의 원성을 들어가면서 까지 지나친 충성을 하면 결국 조직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대통령 개인을 따르는 조직원에 불과해지는 것이다.
고위공직자가 자리에 연연하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다.
적어도 국민의 公僕(공복)을 자처하고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하려면 리더로서 최소한의 소명은 가져야 한다.
경찰은 한명 한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국민의 가장 가까운 리더이다.
국민은 경찰에게 제복을 입혀 어디에서도 국민들이 알아보기 쉽게 했으며, 호루라기를 주어 도로교통을 원활하게 하고 때로는 흉악범을 제압할 때 쓰라고 총과 경찰봉도 주었다.
따라서 경찰은 국민의 리더로써 좋은 길인지 나쁜 길인지 모르고 헤매는 국민을 좋은 길로 안내할 책임이 있다.
지나친 의욕 때문에 자기에게 힘을 실어준 국민도 몰라보고, 시위선동가를 잡겠다고 하려다 순수한 시민에게 몽둥이를 휘두르며 賞(상)주는 愚(우)보다는, 시위문화를 바꿀 묘책이 없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리더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다.
물론 상부의 눈치도 봐야하고 한여름에 무거운 장비입고 지칠 대로 지친 부하경찰들을 위한 다급한 마음에 주변의 아이디어를 듣고 엉겁결에 지시했다가 다시 거둬들였겠지만, 서울경찰청장의 돌출행동은 경찰을 믿고 따르는 다수국민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었다.
상부에 잘 보이려고 잔꾀를 부려서는 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이 KBS사장 한명 해임하는 것도 힘든 혼돈의 시대에 공권력을 가진 리더는 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도 못하다는 過猶不及(과유불급)을 늘 가슴속에 새겨두고 생활해야 한다. 국민은 불법시위도 싫지만 지나친 공권력도 싫어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