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9. 10.


지난 추석을 회상하며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올해는 유난히 秋夕(추석)이 빨리 찾아온다.
추석이란 열심히 농사지은 음식으로 조상님들의 은덕에 감사의 祭禮(제례)를 올리는 민족최대의 명절인데 이번 추석은 너무 빨리오다보니 햅쌀농사로 지은 송편이나 잘익은 과일로 제를 올리기 어렵게 생겼다.


추석을 음력으로 지내다보니 빨리오기도 하고 늦게오기도 하지만 추석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매년 맞는 추석은 맞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지난 추석 때만 해도 각 정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으로 나라가 시끌벅적했다. 당시의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던 이들은 시장과 생산현장을 방문하여 머리를 숙이고 국민을 섬길 것을 맹세하고 다짐했다.


올해는 선거가 없어서인지 이미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끝나서인지 모르겠지만 추석을 맞이하는 나라사정이 작년만 못해 보인다. 만약에 올해 말에 선거가 있다면 종교편향 같은 말은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할 것이며 불교지도자들의 몸값은 하늘높이 치솟을 텐데 지금의 사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하필 추석을 앞두고 경찰이 서울 어느 지역의 성매매를 집중 단속하자 업주들이 경찰 상납리스트를 들이대고 한판 붙자고 하는 모양이 조상님들께 영 불경스러워 보인다.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직원의 횡령혐의로 검찰의 수색을 받았고, 노무현 대통령시절의 청와대행정관이 비리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유명탤런트가 사채 때문에 자살했으며 방송국의 유명 피디들이 출연을 미끼로 상납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작년 추석은 온가족이 모여 대통령선거 얘기가 주를 이뤘는데 올해 추석화두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올 추석은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뉴스가 많은 시절이고, 물가도 많이 올라 살기가 힘들어 가족이 다 모이기나 할지도 의문스럽고, 누군 어떻고 뭐는 어떻고 이런저런 남의 얘기할 상황도 아닌 듯 보여 특별한 대화보다는 서로 안부나 확인하는 조용한 추석을 맞을 듯 보인다.


딱히 대화할 내용이 없다면 올해 추석은 지난해 추석을 한번 돌이켜 보면 어떨까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의 후보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작년 추석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당시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반성과 후회를 해보면 세상도 조금은 좋아지고 내년 추석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초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본인은 항상 초심으로 살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보아주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무엇이 되고자 할때의 간절한 마음과 애타는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항상 국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들이 가져야할 첫 번째 덕목이다.


니라안팎이 복잡하지만 이번 추석은 작년추석을 되돌아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을 깨닫는 추석이 되면 좋을 듯 싶다.


내년 추석은 온 국민이 누구를 칭찬하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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