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9. 17.


 

지방의원들 ‘의정비 인하’ 반발·버티기

 


주민 발의 조례·권고안 등 수개월째 무시


‘행안부 가이드라인’ 조직적 저항 움직임

 

 


지방의회 의원들이 행안부가 제시한 내년도 의정비 가이드라인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이 발의한 의정비 인하 조례 처리를 수개월씩 미루는가 하면 주민감사에 의해 결정된 의정비 인하 권고안도 무시하고 있다.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성명서 발표, 토론회 개최 등 조직적인 반발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주민 발의·감사 결과 무시
송파구 주민 1만1700여명은 지난 3월 구의회가 지난해 말 기초의회 가운데 전국 최고 수준인 5700만원으로 올린 의정비를 원래대로 3720만원으로 내리는 내용의 ‘송파구의회 의원의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 5월 구의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송파구의회는 처음에는 ‘행안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처리하겠다’고 미루다 최근에는 ‘국무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때까지 처리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송파구위원회 김현종 위원장은 “강북구의회에서도 주민들의 뜻이 받아들여진 만큼 송파구의회도 주민들이 법절차를 거쳐 제기한 조례개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천·양천·도봉·광진구 등 4개 의회 역시 주민들의 감사 청구로 서울시가 의정비를 인하할 것을 요구하는 시정 조치를 내렸음에도 시간을 끌며 버티고 있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은 지난 달 “금천·양천구의회가 부당하게 의정비를 인상했다”며 의정비심의위를 다시 구성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금천구와 양천구는 이의신청 등으로 시간을 지연시킬 방법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의정비 부당 인상이 드러난 도봉·광진구는 ‘관내 시민단체 등이 심의위에 참가하지 않으려 한다’는 등을 이유로 의정비심의위 구성을 미뤄왔다.


도봉·광진구는 서울시가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지난 달에야 겨우 심의위를 구성했다. 도봉구 주민들은 지난 5월 행정법원에 구의회의 의정비 인상을 무효로 해달라는 주민소송까지 제기했다.


행안부가 지난해 12월 44개 지방의회에 권고한 ‘의정비 인하’에 대해서도 9곳은 아예 거부하거나 부분 수용하는데 그쳤다.

 

 

 

 

■지방의회 조직적 반발 조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11일 한국지방자치학회에 용역을 줘,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책정 합리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조승현 전북대 교수는 “광역의원들의 업무량은 일일 법정근무시간인 8시간보다 1.8~3.4시간이 많다”며 “초과근무수당도 의정비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업무량까지 반영할 경우 광역의원들의 의정비는 제주도의회(4200만원)와 강원도의회(4899만원)를 제외하고 5100만(충북도의회)~6794만원(서울시의회)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수치는 행안부의 의정비 가이드라인은 물론이고 현재 지급되고 있는 의정비보다도 일부 많은 금액이다.


지방의원들은 지난달 27일 행안부에 제출한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원일동’ 명의로 된 성명서에선 “행안부가 유급제 도입 취지를 훼손한다면 의원 모두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국시·도의회협의회 진두생 운영위원장 협의회장은 “행안부의 가이드라인 제정에 앞서 최소한 공청회라도 열어 논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