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11. 05.


잃어버린 10년, 거꾸로 간 10개월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이명박대통령이 당선된 지 벌써 10개월이 되었다.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열광적인 국민의 환호와 취임식, 그러나 미국산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촛불집회와 미국 발 금융위기까지, 돌이켜 보면 정말 10개월이 10년은 되어 보이는 시간이었다.


이명박대통령은 과연 運(운)이 없는 사람이라 세계경제가 도와주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기업인 출신이라서 정부관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콘트롤하기 힘든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여당의 주장대로 지난 정권 10년의 잃어버린 세월의 잔재(?)에 독박을 쓰고 있는 것일까?


주장하는 사람마다 내용이 다르겠지만 이명박대통령의 과거를 보면 그의 말마따나 그리 운이 없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씨가 그렇게 애를 써도 안 된 대통령에 그것도 너무 압도적으로 당선 된 것만 봐도 이대통령은 시대 운을 타고난 사람이다.


야당의 어떤 국회의원의 주장처럼 졸개나 휘하를 잘못 썼다고 運(운)이 다했다고 볼 수 없고 미국의 대통령이 민주당의 오바마가 당선된다 해서 그의 운이 다했다고 보면 더욱 잘못된 생각이다.


이명박대통령은 남의 탓을 잘 안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즉 사람을 잘 자르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 類(류)의 사람들은 의리, 즉 신의를 중시하는 스타일이고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권력의 유무에 상관없이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명박대통령의 주변 인사들 특히 국회에 입성한 사람들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들을 한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이 말에 동의했다고 보지 않는다.


만약 그 말에 이대통령이 동의한다면 지난 정권의 졸개나 휘하(?)들 역시 형 정권에 대한 비판에 열을 올릴 것을 뻔히 알 이대통령이 지난 대통령들을 비난하는 일에 동의 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비난은 비난을 낳는다. 대통령은 남을 비판하고 폄하하는 일 따위에 쓸 시간이 없다.


국정 현안이 너무나 산적해 있고 그럴 때마다 전직들의 경험과 기록을 찾아 그 해답을 찾아야 하며 때로는 쇼를 하듯 전직들을 찾아가 상의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대통령이고, “역시 대통령답다”고 칭송하는 국민의 성원이 바로 커다란 運(운)이 되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다. 


지난 10년과 본인의 10개월을 비교하기만 해도 실로 많은 일을 겪었을 이대통령이 며칠 전 안국포럼 출신 국회의원들과 오랜만에 폭탄주를 돌리며 회포를 풀었다고 한다.


혹자들은 이를 비판 할지 모르지만 대통령은 그래야 한다.
우선 자기식구부터 부르고 점차로 주변을 확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가져야 한다.


물론 전직대통령까지 포함해서다. 국민은 그런 대통령을 좋아한다. 대통령으로써 문제 있는 현장에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국전반을 아우르는 총책임자로써 가까운 사람부터 비판을 일삼는 사람까지 모두 불러서 아울러야 한다.


야당 주장대로 거꾸로 간 10개월의 경험은 前(전)정권 10년보다 길고 아픈 세월이었다. 그 아픔을 깊이 새기며 퇴임 후에도 運(운)좋은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포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잘하면 주변 탓 못하면 대통령 탓하는 우리 역사를 곰곰이 살피면서 성공한 대통령은 당대가 아닌 후대 역사가들이 평가함도 알아야 한다.


지난 10년이나 따지고 현 정권의 10개월이나 따지는 사람들을 청와대로 우선 불러 폭탄주 한잔 하면서 다 섞어버리면 이대통령의 運(운)과 나라의 運(운)이 합해진 國運(국운)이 융성할까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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