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11. 19.


악성 댓글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얼마 전 유명 탤런트 최진실씨가 악성 댓글에 괴로워 하다가 목숨을 끊어 세상을 놀라게 하고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다.


악성 루머는 인터넷으로 순식간에 유포되기 때문에 그 사실여부를 떠나 한사람의 삶을 망가뜨리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이나 정치인은 물론 요즘 경제가 어렵게 되자 ㅇㅇ대기업이 곧 부도가 날 것이라는 說(설)에 때 아닌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컴퓨터 보급률이 세계최고이며 인터넷 발달과 전송 속도 역시 세계 최고를 구가하는 우리 대한민국이 이제는 악플(악성 댓글)이 세계 최고가 되고, 멀쩡한 사람 죽음으로 몰거나 망하게 만드는 인터넷 괴담을 정부가 나서서 규제한다니 천만 다행이다.


요즘 같이 얼굴 없는 글쟁이 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활개치고 얼굴 두꺼운 공직자들이 눈먼 돈먹기에 혈안이 돼있는 세상에 8억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기부한 얼굴 없는 천사가 있다고 해서 세간의 화제를 모았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남을 위해 기부하기가 쉽지 않다. 열심히 벌었으니까 남을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에 순수한 마음으로 돈을 내놓지만 그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 이곳저곳에서 손 벌리는 사람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고 결국은 더 이상 기부를 할 수 없게 된다.


하물며 로또복권을 맞은 것만 알려져도 기부를 원하는 사람들 등살에 살 수가 없어 이사 간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만.


아무튼 탤런트 문근영씨가 기부 천사로 밝혀지면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모씨란 사람이 문근영씨의 외할아버지까지 들먹이며 비판의 글을 올렸다.


지모씨가 일부러 논쟁을 일으켜 자기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지모씨)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오던 분들이나 이름 안 밝히고 조용히 기부하신 분들,

 

또한 문근영씨를 보고 앞으로 기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분들까지 위축되게 한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문근영씨는 나이가 20세 남짓으로 안다. 흔히들 국민여동생이라고 부르며 국민 모두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나이도 어린데 어디서 그런 마음이 우러났는지, 저런 천사같은 마음에 감동받고 나는 언제 저렇게 해보나 하면서 나역시 조금이라도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던 차에 엉뚱한 일이 벌어지니 너무 혼란스럽다.


아마 지모씨는 자신이 못한 일을 어린 처자가 한 것에 대한 지나친 부끄러움에 문근영씨를 깎아내려야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저지른 일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나이 먹은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문근영씨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 금 할 길 없다.


나이값, 이름값도 못하는 지모씨 같은 사람 혼내주지 못해 미안하고 상심에 젖어 있을 문근영씨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마땅한 말을 찾을 수 없어 속상하다.


날씨는 추워지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 할 텐데, 못된 어른 한사람 때문에 기부의 손길이 끊길까 두렵고, 법에 위반될지 모르지만 사회정의구현 차원에서 몇 대 쥐 박았으면 좋겠는데 그저 마음뿐이니 그 또한 안타깝다.


얼굴 없는 천사가 문근영씨 한사람도 아닐텐데 지모씨라는 사람은 그분들 모두 뒷조사 하려면 시간이 꽤 많이 걸릴텐데, 그러다보면 지씨가 맡은 일은 언제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 이름값도 허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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