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2. 04.
베토벤 바이러스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베토벤 바이러스란 지난해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제목이다.
이 드라마는 한 지휘자가 별 볼 일없는 동네 음악단을 명품 음악단으로 만든다는 내용으로 개개인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강마에(김명민)라는 지휘자의 독특한 리더십 때문에 시중에 강마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 듯싶다.
어느 분야 건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해 조직의 성패가 달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드라마로 주연을 맡은 배우는 연말에 대상을 받았으며 연예인들의 꿈인 광고에도 등장했고, 다른 드라마 주연에게 공동 대상을 수여한 MBC는 한때 곤경에 빠지는 등 이 드라마의 영향은 한때 우리사회를 강마에 신드롬에 빠지게 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필자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성공과 강마에 신드롬을 보면서(사실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이 진정한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나라 경제가 너무 어려워 사오정, 오륙도,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을 넘어 戰時(전시)도 아닌데 청와대 벙커에 비상경제팀이 가동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돈이 더 급한 실정이고, 문화계는 손님이 끊겨 공연자체가 안된다고 푸념이다.
교육계나 종교계도 首將(수장)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는 위계질서가 무너진지 오래고, 시민사회단체는 정치적으로 편이 갈려 큰 지도자가 안 보이는 형국이다.
보이는 것은 TV연예 프로그램의 국민MC와 국민가수, 국민배우, 국민 남동생, 여동생이다. 연예인들의 말이 위력을 떨치고 그들에게 한마디 잘못하면 인터넷에 유포돼 망신을 떤다고 한다.
잘 다니던 회사에서 실직이 되고, 청년들은 일을 하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으니 TV앞에 모여들어 드라마나 연예프로를 보면서 시간을 때우고 상심한 마음을 달래는 우리 국민들, 그러다가 강마에라는 지휘자를 보면서 마음 한켠에 “저런 사람을 만나면 나도 성공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마음으로 그를 우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어느 연주가의 말을 빌리면 ‘성공한 지휘자들은 귀가 열려있다’고 한다. 음악가들끼리는 서로 말을 안 해도 귀로 얘기한다는 뜻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사회를 이끄는 정치지도자들이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독선적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들렸다.
또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앞에 서기 전에 뚜렷한 음악적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지휘자는 얼마나 크게, 작게, 빠르게, 느리게 같은 \'얼마나\'라는 세부적인 결정을 수없이 내려야 하며 지휘자의 노력여부에 따라 황홀한 연주와 지루한 연주로 갈라지기 때문에 수없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지휘자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대목이다. 진정한 국민의 소리도 들어야 하고, 정책결정과 집행의 시기, 강도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녹음기 틀듯이 같은 말만 반복해 국민을 지루하게 할 것이 아니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각부의 장관, 그리고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우리 사회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모두 강마에 같이 단원들의 믿음과 존경을 받는다면 우리사회 곳곳에 희망, 행복 바이러스가 침투해 부강한 나라 잘사는 나라가 곧 될 것 같은데 그게 실천하기 그리 어려운 일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