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3. 04.
‘흐르는 물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한국의 심장부 종로에서 주민 위한 의정 펴는 이종환 종로구의회 의장
화합위주로 조례 제 . 개정 역점 둘 것, 일방통행 아닌
합리적 의사소통으로 민주주의 꽃피우고 싶어
화합과 하모니를 중심으로 민의를 수렴하고 조례를 통해 제도화하는데 의정의 주안점을 두는 종로구의회 이종환 의장. 때로는 부드러우면서도 추진할 때는 강력함을 보이면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 내기 위해 항상 ‘효율화’를 염두에 두고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운동과 생각정리로 새벽을 연후 하루는 팽팽한 긴장감과 분주함으로 이어가고 저녘이면 돌아보는 순서를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긴긴 겨울의 마지막 문턱에서 매서운 한파가 밀려간 사이 이른 춘풍이 옷소매에 솔솔 전해지는 2월 마지막 주에 종로구의회를 찾았다.
의사일정과 행사 등 매우 분주한 시점에서 종로구민들의 민의를 수렴해 행정에 반영하는 기관의 수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종로구의회 이종환 의장실. 다소 검소한 분위기에 역대 의장들의 사진들이 질서정연하게 걸려있다.
회의 테이블주변에는 파릇파릇 잎의 생동감을 발하는 난 잎들이 줄지어 있고, 그 옆엔 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사진이 정갈하게 붙여진 상황판이 놓여있다.
종로구의회를 이끄는데 있어 무엇을 보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풍경이다.
의장실 벽면에 걸려있는 백두산천지 큼지막한 사진이 찬연히 빛나는 민족의 정기를 쏟아내고 있다.
흔히 정치1번지라고 불려지는 종로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그것을 구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아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찾아오는 손님도 많고 가 봐야할 곳도 많다. 몸이 열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그러한 일정들을 원만히 소화해 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안배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 특히 중요한 일들, 아울러 꼭 만나야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머릿속에 차곡차곡 메모돼 있다.
그럼 요즘은 무엇이 우선되는 일일까. 역시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구민들의 살림살이가 가장 신경이 쓰인다.
혹여 위기에 처해 낙심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갑자기 실직을 당해 살아가는데 의욕을 잃은 사람들은 없는지 등등 이 의장의 머릿속은 그와 같은 사안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즉 생활보호자, 장애인, 실직자들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서 시스템적으로 복지행정을 펴도록 구청 집행기관에 촉구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 의장의 주민을 위한 철칙은 구의회가 주민을 위한 조례를 만들고 그것을 실행하도록 하는데 본질적인 책무를 둔다.
즉 상위법에 의거해서 조례를 만들어야 하겠지만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조례를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복안을 강하게 피력한다.
즉 제도적으로 주민권익을 보호하는 패러다임을 구축하자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위원회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구의회가 역점을 두어야할 부분에 대해 의장은 “구청의 집행부를 칭찬도 해주고 본연의 임무인 감사를 철저히 해서 구정의 누수현상을 막아야 한다”며“주민의 목소리를 정성껏 담아 집행부에 전달하고 건의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말한다.
유연함과 강함이 공존하는 이 의장. 그는 의회를 이끄는 위치에서 인간적인 고뇌가 많지만 언제나 ‘화합’이라는 동기부여를 통해 아우르고 다독여 하모니를 형성해 간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고 했던가. 인상을 봤을 때는 아주 순수해 보이지만 막상 일에 직면해서는 강한 절제력이 발휘되는 것이 그의 특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드럽게 하면서 제안들을 받아들여 자신의 생각과 접목해 목표를 정하고 과감히 추진하는 것이 특기다.
지난 84년부터 전기, 소방설비, 통신업 분야의 사업을 시작해 사업가로도 알려진 이 의장. 그렇게도 할 일이 많지만 결코 매사에 소홀함이 없다.
아침5시30분이면 잠자리에 일어나 그날 할 일을 머리속에 구상하고 운동을 하면서 마음을 다진다.
즉 하루의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서 생활을 한다.
물론 구의회 의장이라는 직함은 돌발 상황에도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데 이때는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리더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일궈온 이 의장으로부터 종로구 의회가 모색해 가고 있는 여러 사안들에 대해 들어보자.
종로구의회의 올해 의정 핵심과제는?
2008년 한해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가 급등으로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서민 경제생활이 급격히 불안해진 한해였습니다.
종로구의회는 위기가 곧 기회임을 자각하고 종로가 과거와 현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며 조화롭게 발전하는 최고의 품격도시로 변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올해 의정 핵심과제를 여섯 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경기침체기일수록 복지예산이 줄어든다고 합니다만 저소득층, 장애인, 여성 등 소외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임을 인식하고, 이러한 사회안전망 구축활동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지난해 말 종로구의회는 2009년도 예산안 심의를 통해 저소득주민 생계보호에 따른 22억원의 예산을 투입, 공공근로사업을 확대하고 자활근로사업을 추진토록 했습니다.
또 어르신 일자리사업을 위해 1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인들의 취업도 지원하기로 의결한 바 있습니다.
두 번째로, 종로가 문화관광 중심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집행부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문화수준이 곧 경쟁력이 되는 이 시대에 종로가 가진 역사·문화적 자산을 활용해서 지역발전은 물론, 경제적 효과도 배가시키도록 할 것입니다.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인사동, 북촌, 삼청동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동시에 귀금속ㆍ보석 클러스터로써의 발전, 육성과 고궁길 조성사업, 창경궁ㆍ종묘 간 녹지축 연결사업 등도 좋은 관광자원으로 개발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열 한명의 의원들과 집행부가 지혜를 모아 나갈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지난해 제가 청소대행위탁실태점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종로구 관내의 청소대행업체 운영현황과 청소실태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을 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청소기동반, 무단투기단속반, 환경미화원 동별 책임제 등을 활성화시켜서 생활환경을 한층 더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네 번째는 자원이 부족하고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인재양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종로구의회는 종로의 청소년들이 보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지원사업에 23억원을 투자해 최상의 교육인프라를 구축하고 주민자치센터의 교양강좌 등을 통해 구민들이 다양하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다섯 번째로 각종 주민 편의시설을 개선해 주민욕구를 충족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지난해에 효자동과 청운동이 통합되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진통을 겪었습니다.
특히 저는 구의회 의장이자 해당지역구 출신의원으로서 난처한 입장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저는 대의(大儀)를 위해 동 통합의 희생을 감수해 주신 주민 여러분을 위해서 예산·인력·행정효율성 등의 유·무형 혜택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도록 많은 예산을 투입해 최고의 환경과 시설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주민자치센터를 되돌려주고, 주민들의 편의시설 개선 및 신축에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여섯 번째는 구 재정확보 노력도 강화할 것입니다.
종로구는 수많은 문화재와 함께 청와대, 행정관서, 외교공관 등 주요 기관들이 밀집돼 있어 재산세 비과세지역이 종로구 전체 면적의 70%에 해당합니다.
또 1일 200만이 넘는 유동인구로 인해서 발생되는 청소나 기타 시설물 관리비용 때문에 재원확보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형편입니다.
이같은 이유로 종로구의회는 지난해 10월15일 제189회 임시회에서 만장일치로‘서울시 자치구 조정교부금 제도개선 촉구 건의문’을 서울시와 시의회에 전달한바 있습니다.
이를 기화로 향후 종로구의회는 종로구의 특수한 재정여건을 계량화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건의, 재정지원을 얻어내도록 하겠습니다.
현안사업과 관련해 사업진행 과정상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최근 용산 참사를 기억하시겠지만, 재개발사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 집행과정에서 주민들의 불편이나 애로사항이 먼저 해소되어야 합니다.
종로구의 의견이 서울시나 국가의 각종 사업에 최대한 반영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서울시에서 하는 굵직한 사업의 대부분이 종로구 관내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사전에 종로구는 물론 관내 주민들과 숙의절차를 거치기보다는‘선착공 후통보’식 사업을 추진하고, 요식행위로만 의견청취 형식을 취하는 이유로 아쉬움을 느낍니다.
서울시의 일방독주 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종묘공원 내의 종로구 자산인 국악당 야외무대의 일방적 철거와 공사를 착공한 후에야 종로구에 설명회를 진행한 광화문광장 조성사업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고, 교통정체를 가중시키며 주민 생존권을 도외시한 흥인지문 녹지광장 조성사업과 같은 사례들이 그것입니다.
이에 저는 사업시행 간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고 시와 자치구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서울시와 종로구간 행정협의회 설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152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관련된 사무의 일부를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관계 지방자치단체간의 행정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다”라고 돼 있습니다.
또 제2항은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시ㆍ도지사는 공익상 필요하면 관계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협의회를 구성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시와 종로구간 행정협의회를 구성·설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의회운영 및 의회와 집행부와의 관계유지는?
지난해 7월 의회 개원 17주년 기념식에서도 제가 밝힌바가 있습니다만,
종로구의회는 민주적인 의회운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의회 내에서도 열 한명의 의원들이 혼연일체가 돼서 당리당략을 버리고 종로의 발전과 구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충분한 토론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원만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후반기 의장단 출범 초기에는 작은 진통도 발생했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견해차는 항상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것을 또 인정해야만 합니다.
오히려 그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은 좀더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며 더욱 성숙한 의회문화를 이룰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집행부와의 관계도 갈등과 반목이 아니라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지역 경제회생과 구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동의 목표아래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상생적 관계가 정립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의정활동과 입법추진 성과는?
종로구의회는 시대를 선도하는 선진의회가 되겠습니다.
최신 정보습득과 전문성을 갖추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며, 항상 연구하고 대안을 찾는 의회상을 정립하겠습니다.
특히 종로구의회 모든 의원들은 2008년 후반기 6개월 동안에만 의원발의로 7건의 조례를 제정 및 개정을 했고, 서울시 자치구 조정교부금 제도개선 촉구 건의를 포함한 총 11건의 건의문 채택, 74건의 안건처리와 21건의 진정과 청원 처리, 구정감시와 정책대안을 위한 63건에 이르는 구정질문을 한 바 있습니다.
청소대행위탁 실태점검 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민의를 반영하고 지역의 현안사항 파악과 대안 제시를 했으며, 20여 곳에 대한 현장 확인방문을 통한 현장 의정활동으로 생생한 현장실태를 의정활동과 구정발전에 연계시키면서 앞으로의 의정활동 방향설정에도 좋은 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의정활동에 대한 열정과 성과는 단연 전국 최고라고 자부 할 만합니다.
의원 능력계발을 위한 복안은?
종로구의회 구성원들은 과거의 성취에 자만하지 않고,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마음으로 더욱 더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각종 능력계발에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는 의회차원에서 의정활동을 촉진하고 조력하기 위해 최근 의회 입법·법률고문을 맡아줄 3명의 변호사를 위촉했습니다.
국회사무처 의정연수원에서 의원들이 바쁜 의정활동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전문과정을 3일간의 일정으로 연수한 바도 있습니다.
올해는 세미나 두 차례를 비롯, 전문가 초빙 의원교육 2회, 의정발전 간담회, 의원 전산교육, 국회의 지방의원 과정 연수, 우수 지방도시 벤치마킹 등을 추진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회 및 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과 전문화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홍순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