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5. 27.


2009년 5월의 대한민국

 

 

 

 

 

 

 

 

 김 세 현
행정학박사/호원대겸임교수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필자가 보기엔 5월이 잔인한 달 같은데.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이고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이라는데 정치권 순위는 몇 위나 될까?


시위 현장에는 죽창이 난무하고 전직대통령이 수사 받다 심적 고통을 못 이겨 자살하는 뉴스가 세계만방에 보도되는 나라 대한민국이 그래도 세계시장에서 먹혀들어간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진짜 우리나라가 11위권의 경제대국인지 아니면 그냥 국민들 속이기위해서 정치권이 만든 가짜 11위의 나라인지 영 믿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이 4명이나 있는데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면 政堂(정당)이나 이념을 떠나 머리를 맞대고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함에도 두 분은 아직도 으르렁대고 두 분은 비리사건으로 국민 앞에 떳떳하게 얼굴을 들 수 없는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지금은 빈대가 없어진 것으로 알지만 옛말에 빈대 잡다 초가산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다. 작은 일에 너무 치중해 큰 것을 놓친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국이 딱 그 수준이다. 신분과 지위를 막론하고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법에 의해 심판받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의 사명이다. 박연차 게이트만 해도 그렇다.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하라고 하고 싶지도 않다. 왜 지금 이 어려운 시절에 직전대통령을 수사해야했는지 수사하면서 언론에 그렇게 중계하면서 해야 했는지가 우선 궁금하다.


우리나라가 세계11위권의 경제대국에 오른 것이 꼭 경제인들만의 노력만은 아닐 것이다.


국가지도자의 몫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직 대통령들이 이룩한 성과를 딱 집어서 내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나라를 5년쯤 경영했으면 잘잘못을 떠나 분명히 기여한 것이 있을 것이며 그런 바탕에서 나라가 강대해 졌다는 것이다.


전직대통령을 무작정 존경하고 잘 모시라는 얘기도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라의 최고 지도자를 지낸 분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할 것 같다.


물론 재직 시에 큰 비리를 저질러 처벌을 하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로울 정도라면 국가적 망신을 감수하고라도 처벌해야겠지만 누가 봐도 그 정도는 이해할 것 같으면 덮고 넘어가는 것이 어쩌면 국가 신인도를 봐서나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이익이 되는 것이다.


현직대통령과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은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상대를 깎아내리기보다는 상대의 경험을 보고 들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치를 선도한다면 정치순위도 오르고 진보니 보수니 실체도 잘 알 수없는 이상한 논쟁도 없어질 것 같은데 잘난 사람들이 필자 같은 사람의 말을 들을 리 없을 테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현재 이상하게 돌아가는 나라 대한민국의 5월을 어떻게 설명할까도 걱정이다.

 

물론 후세 역사가들이 정리하겠지만 해방이후 지금까지 조용할 날 없는 우리나라 정치권,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한국적 정치상황에 떠밀리듯 이리저리 방황해야 하는 국민만 처량하다.


정치인들이 이념논쟁이나 감정싸움 한다고 나라가 망하겠어? 나라야 어찌돼든 굴러가겠지. 북한이 전직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르는 남한에 조전을 보내면서 핵실험해도 설마 전쟁이냐 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들이 국민들 가슴속에 내재하는 나라, 우리나라 대한민국 2009년 5월의 모습이다. 초가삼간은 언제 불탈지 모르는데 빈대잡으려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니. 빈대라도 확실히 잡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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