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8. 06.
富者(부자)의 기준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의 우애를 가르쳐 주는 것이 부자 만드는 길 ”
富者(부자) 즉, 돈이 많다는 뜻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부자로 산다는 것은 물질이 풍요롭다는 뜻일 것이다. 남보다 더 잘 먹고 좋은 옷에 고급차에 넓은 집, 거기에 통장에 막대한 현금까지 가졌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울까?
부자가 三代(삼대)를 못 간다는 말도 있고 부자가 되면 형제들이나 자식들이 서로 싸우게 된다는 말도 들리던데 그래서인지 국내굴지의 재벌들이나 하물며 전직대통령까지 형제간의 불화로 얼굴을 붉히고 법정다툼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을 보면 돈 많은 부자들이 전부 행복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라치면 적어도 30억 원 이상의 재산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전에는 백만장자라면 한 10억 원 정도면 된다고 했는데 요즘 잘나가는 동네 집 한 채 값이 2~30억 원을 호가하니 30억 원은 넘어야 부자 소리를 듣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부자가 되려면 부모에게 유산을 상속받지 않으면 사실 어렵다.
30억 원을 벌려면 매월 천만 원을 저축해도 25년 이상은 걸릴 텐데 월 천만 원을 저축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직장 생활 하면서 강남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집에 살면서 고급긍용차를 모는 공직자들은 어디서 그 많은 돈을 벌었는지가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부모의 유산도 받고, 지인에게 빌리기도 하고, 처가의 도움도 받고, 가끔 몰래 부동산 투기도 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권력을 가진 자들이 돈까지 많을 것을 보면 왠지 의심의 눈초리로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은 청문회 때문일까?
필자가 아는 부자들 중 부자대열에 오른 사람들 둘러보면 특별히 부모 유산 받은 것 없이 자수성가한 분 들이 더 많다.
남들보다 배운 것이 없기 때문에 더 노력했고, 자식들에게 지긋지긋한 가난 물려주지 않기 위해 궂은 일 마다않고 열심히 일해 자식들 가르쳤고, 때로는 살기 위해서 권력자들에게 아부(?)하면서 재산을 지키고 늘려온 분들이 더 많다.
따라서 이들은 일반적으로 부자로 불리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진정한 부자들이다.
자기도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해서 어려운 이웃도 챙길 줄 알고, 자식들에게 재산만 남기기보다는 이웃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돈은 쓴 만큼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웃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로 지나친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런 부자 아빠 밑에서 지혜롭게 자란 아이들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의 우애가 몸에 배었기 때문에 재산문제에 미련 없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헤쳐 나간다.
우리나라가 그래도 이만큼 버텨 나가는 이유가 바로 이런 좋은 부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집한 채 장만하고, 아이들이 부모님 존경하며 잘 커주어 巨富(거부)들 부러워하지 않고,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살 만큼 이뤄놓았기 때문에 노후가 두렵지 않은, 비록 재산이 부자 기준인 30억 원의 십분의 일도 안 되지만 마음은 그 이상의 풍요로움을 가진 그런 부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 나라가 지탱하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특히 돈에 대한 욕심은 더욱 그렇다. 어차피 죽으면 가져가지도 못할 텐데 웬 욕심들이 그리 많은지. 자식들에게 돈만 물려주어서 미래가 불안해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부자답지 못한 부자들이 상당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 내가 나라를 지키는 진정한 부자인가 아닌가는 돈의 가치로 남들이 평가할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평가해야 것이다. 자기가 부자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는 진정한 부자, 당신이 바로 조국의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