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8. 20.
변해야 사는 세상
“ 알만한 사람들이 알면서도 실천 못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때문 ”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요즘 이명박 대통령이 많이 달라졌다. 평소 여의도 정치를 멀리하던 것과는 달리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명박입니다”라고 전화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단 좋은 징조다. 집권초기와는 달리 뭔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정치인들이나 국민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 있다는 얘기다.
친 서민행보를 한다거나 대북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이고 경상도는 한나라당, 전라도는 민주당, 충청도는 자유선진당이라는 고리를 끊어 보겠다는 발상도 하고 있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많은 변화를 보이는 것 같아 보인다. 건강한 모습은 아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나 미국 국적의 두 여기자를 풀어주어 뉴스의 중심에 서더니 최근에는 현대아산의 현정은 회장을 만나 개성공단의 유모 씨를 풀어주어 그의 영향력을 세계에 떨쳐 뉴스의 중심에 서는 노련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나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변한다.
경험이 축적되어 노련해지기도 하고 급한 성격도 조금씩 누그러지기도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초기모습은 눈에 심술이 가득 차 뭔가 불만 있는 듯 보여 밉상이더니 요즘 이것저것 변화하는 모습에 눈웃음까지 여유가 있어 보이고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쓴다고 생각하니 예뻐 보이기까지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리 어릴 때 나쁜 괴물 같은 사람이라고 교육받아서 인지 이름만 들어도 싫고 저 사람만 없으면 곧 통일이라도 될 것이라는 막연한 바램도 있었다.
그러나 필자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해서인지 요즘 김정일 위원장을 보면 왠지 측은해 보인다.
백성들은 굶어죽어 가는데 3대째 절대정권 이어가려고 해서인지 불편한 몸 이끌고 미국과는 유화정책을 펼치고, 현대아산을 통해 달러도 챙기고 경색된 남북관계도 정상화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변한다는 것은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변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변하니 얼마나 좋은가? 이명박 대통령이 변하니 국내정치도 확 변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변하니 남북경제도 쭉 살아나고 국민들은 안심 푹 놓고 자기 業(업)에 충실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그 어디 있겠는가.
이제 대통령이 변하고 있으니 투쟁일변도의 강성 노동조합도 변하고, 이단옆차기가 난무하는 여의도 정치판도 변하고, 사회전반은 서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양보하며 대화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모처럼의 기회가 왔는데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또 수년을 허송세월해야 한다.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가 던져버린 국회의원 뱃지를 이명박 대통령이 선물을 주어 달아주면 어떨까? 야당 국회의원을 입각시키는 것은 또 어떨까?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3선 이상의 지역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행정구역 개편과 함께 획기적인 선거제도를 도입하고, 2년에 한번 씩 하는 선거를 4년에 한번 씩만 하면 어떨까? 등등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면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 국운이 상승할 것이다.
이 정도는 다 알만한 사람들이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것은 욕심 때문일까? 아님 사내들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일까? 욕심과 자존심을 버리는 자! 우리대한민국이 바라는 진정한 지도자 상(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