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10. 22.


서울 종암경찰서, 신속한 출동과 현장 검증


“반 인륜 범죄 해결에 열쇠 돼”

 


작은 목소리도 소중히 들으며, 철저한 과학수사로 증거 확보


21일은 경찰의 날이다. 1948년 10월 21일 미군정으로부터 경찰의 운영권을 이양 받아 경찰권 회복을 기념하기 위해 정한 날이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비로소 미군정으로부터 경찰권을 이양 받은 정부는 내무부에 치안국을 설치해 국립경찰제도를 확립했다. 이와 같은 경찰권 이양을 기념하기 위해 1973년 3월 30일 대통령령으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 공포하면서 10월 21일을 경찰의 날로 정했다.


경찰의 날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전 경찰공무원 및 관계관이 참석, 민주경찰의 사명감 고취에 관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날 경찰 표창규정에 의해 현저한 공적을 세웠거나 국가이익에 기여한 경찰 공무원에게 표창한다.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과학수사와 지역 치안 안정에 노력중인 종암경찰서를 찾았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종암경찰서(서장 이기창). 분주하게 움직이는 형사들의 발 소리가 더욱 요란하게 들린다. 아침부터 경찰서에는 내근 직원만 있고 나머지는 현장 출동으로 바쁘게 돌아간다.

 

 “범죄는 발생하기 전에 예방이 우선”이라는 이 서장의 지침에 따라 모든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경찰의 활동도 대민 봉사 위주로 변화되고 있다. 범죄에 대한 검거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종암경찰서에서는 범죄예방을 위해 범죄발생 추세를 정기적으로 분석해 지역 실정에 맞는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른 지구대나 경찰서보다 2배 이상을 순찰시간을 정해놓고 지역을 순회하는 이유다. 그리고 평상시 주민들의 생활주변에 위험한 곳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경찰의 몫이라 생각하고 순찰을 돈다.


종암경찰서는 4~5년 전만 해도 바람 잘 날 없는 곳이었다. 성 매매가 이루어지던 집장촌이 위치해 있었고, 유흥가가 유독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집장촌을 없앤 것도 종암경찰서에서 이뤄낸 것도 커다란 업적이다.
이 서장은 기초질서 정착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단속보다는 홍보를 통한 계도활동을 강화해 기초질서 지키기 의식을 높이는데 우선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소란이나 오물투기 등 기초질서 위반행위를 줄여 나가 깨끗하고 쾌적한 지역을 만드는데 노력하라고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그러나 경미한 질서위반 행위는 계도위주로 단속하되 상습적 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단속해 법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해 줄 것도 요청한다.


또한 이 서장은 “신속, 정확한 현장출동”을 강조한다. “전화응대는 최대한 친절하게 하면서 상황파악은 정확”하게 라고 항상 주지시키고 있다.


거기다 “현장대응과 신고사건은 관할을 따지지 않고 신속히 접수”하라고 지시한다.


이 서장은 대민에 대한 친절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서라는 곳은 좋은 일로 방문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친절하게 응대하라고 조회 때마다 귀가 아프도록 지시한다.


그 결과 지난 7일에는 부모에 불만을 품고 집에 불을 질러 가족을 살해한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하기도 했다.


부모의 무관심과 동생에 대한 편애 등에 대해 불만을 품은 28세 K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부모를 살해하고, 어린 동생까지 중태에 빠뜨린 사건해결에 나용찬 종암경찰서 형사과장이 그 중심에서 지휘했다. 치밀하면서도 신속한 현장출동과 현장검증이 이뤄낸 성과다.


K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모가 사업자금을 대주지 않고 카드대금 연체로 인해 돈이 아쉬웠고, 부모는 무관심한데다 동생을 편애해 소외감을 느꼈고,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었지만 돈을 대주지 않아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진두 지휘한 나 과장과 형사들은 화재 현장에서 휘발유 냄새를 확인하고,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다가 K씨의 손등에 화상으로 생긴 수포가 있는 점을 발견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추궁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나용찬 형사과장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K씨의 엄마가 작년 생일 때 범행 용의자인 K씨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접하면서 “엄마의 마음이 너무 애절해 눈물이 나올 것 만 같았다”고 말했다.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나는 너를 믿는다. 세상이 쉽진 않지만 너는 잘 이겨내리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네 스스로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주길 바란다”라는 내용이다.


나 과장은 이러한 내용의 편지 내용을 보고 부모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반 인륜적 범죄 예방은 “관심과 사랑을 조금만 가져도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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