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10. 28.


그 많던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강북청소년문화축제 추락’공연으로 아이들과 호흡 맞춰

 

 

 


아이들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2~3천명은 거뜬히 모아내던 강북의 명물 청소년축제 ‘추락(秋樂)’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역 내 학교 동아리는 눈에 띄게 축소됐고, 자연히 동아리의 교외 활동도 줄어들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에 묶여있고, 사회는 입시공부 외에 것들을 위한 아이들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경연방식의 대회나 과정 없는 일회성 행사가 곧 ‘축제’라고 착각하거나, ‘축제’ 자체에 관심이 없으니 ‘청소년 없는 청소년 축제의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강북청소년문화놀이터’

 

 

‘강북청소년문화놀이터’(이하 놀이터)는 2008년부터 강북구청 주최, 품 청소년문화공동체(대표 심한기) 주관으로 진행돼 온 청소년문화존사업이다.


놀이터는 월별 축제와 여름방학 프로젝트(동네 아카데미), 거리공연 등 상시 활동으로 구성되며, 매년 가을 놀이터 과정을 풀어내어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강북청소년문화축제 추락(秋樂)’으로 마무리된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하는 ‘추락’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청소년축제이기도 하다.
놀이터, 그곳에 가면 조금 특별한 십대들을 만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음악인의 길을 선택한 은수는 요즘, 십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놀이터 로고송을 만드느라 바쁘다.

 

9월부터 놀이터에 합류한 만화동아리 ‘다즐링’의 승현이(종암중3)는 얼마 전 추락 홍보 차 마을신문 모임에 갔다가 만평가로 참여하게 됐다.


중학교 때부터 축제를 함께 만들어 온 놀이터 터줏대감 인석, 성호, 준혁(청소년문화기획단 ‘세 개’)은 ‘미친 고3’으로도 유명한데 올해 초 시작한 인문학교 공부와 함께 추락의 마당별 팀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역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어머니의 소개로 막 놀이터와 만난 진석이(신방학중1)는 이렇게 말한다. “놀이터의 형, 누나들을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노는 십대들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아직 감이 안 잡히지만, 재밌을 것 같아서 계속 나옵니다.” 


놀이터에 가면, 알록달록 저마다의 색깔을 뽐내는 다양한 십대들을 만날 수 있다.


밴드ㆍ댄스ㆍ사진ㆍ만화 등 동아리 활동을 하는 친구들부터, 특정 동아리는 아니지만 자신의 끼와 열정을 나누고 싶어 하는 개개인까지 다양한 십대들이 함께 어우러져, 팍팍한 일상을 신나는 ‘놀이터’로 채워가고 있다.

 

 

 신종플루보다 더 강력한,  유쾌한 십대들의  해피 바이러스로 자리 매김

 

 

6월 놀이터 오픈축제 이후,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와 신종플루 폭풍으로 연달아 월별 축제를 포기해야 했던 놀이터 아이들은 정해진 공간 없이도 가능한 각종 놀이들을 연마하며 호시탐탐 재기의 기회를 노려왔다.


지난 8월에 있었던 ‘놀이터 아카데미’에서는 지역의 풀뿌리단체를 방문해 애정 어린 말걸기를 시도하기도 하고, ‘우리는 당신의 선물입니다’라는 주제로 강북구청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또 공연팀 친구들은 공원에서 깜짝 댄스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강북에 홍대 못지않은 클럽문화를 꽃피우겠다’는 일념 하에 청소년수련관 로비에서 밴드클럽데이를 갖기도 했다.

 

 

 

십대들과 동네 사람들이 함께 하는 행복한 어울림 마당

 

 

열두번째 강북청소년문화축제 추락 “동네야~ 우리 얘기를 들어봐”는 각박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놀이터 십대들의 땀과 열정의 마당이자, 놀이터 과정에서 만난 동네 사람들과의 훈훈한 소통에 대한 보고서다.


오는 31일 토요일 3시부터 강북구청 앞마당에서 진행되는 “동네야~ 우리 얘길 들어봐”는 크게 ‘놀이터 전시관’, ‘십대들은 말한다’, ‘동네야 반갑다’ 마당으로 구성되며, 열린마당은 각종 체험과 놀이 프로그램, 먹거리, 십대들의 문화공연 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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