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10. 28.


외고(外高) 없애기 논란

 

 “ 구성원의 합의없이 없애기 위주의 정책은 국민통합에 역행하는 길이다”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 존폐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왜 갑자기 외고를 없애자고 하는지 의문도 들기 전에 우선 조금만 사회문제가 야기되면 그냥 없애버리자고 하는 이상한 논리에 강한 거부감이 간다.


물론 외고에 들어가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 입학시험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고 그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원비를 비롯한 사교육비가 많이 드니 가난한 집 아이나 시골 출신이 입학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외고는 외국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특수목적고다. 세계와 경쟁하려면 외국어를 몇 개 쯤 구사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설립한 학교인 것으로 안다.


외고가 1984년에 처음 설립됐다 하고 이미 그 졸업생이 수 만 명에 달하며 그 중 일부는 사회 전반에 상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외고 설립의 당위성은 입증된 셈이다.


더욱이 미국의 명문대학에 우리나라 외고 출신들이 세계 어느 나라 학생보다 많이 입학하고 있으며, 곧 그들이 우리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 이름을 떨칠 날도 멀지 않아 보여 마음이 뿌듯한 것도 사실이다.


외고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라는 말을 하는 가 보다.


사교육은 사설학원도 있고 개인 교습도 있다. 학원비가 사교육비의 주범이라는 말에 동의 할 수 없다.


학원은 서민들의 자제들이 가는 곳이고 소위 강남의 부잣집 자제들은 학원보다는 개인교습이 주를 이룬다.
개인교습은 물론 돈이 많이 든다. 그러나 대다수의 외고 입학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돈이 덜 드는 일반 학원이나 스스로 노력을 통해 외고에 들어가고 부잣집 아이들은 미리 외국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중ㆍ고교를 다니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 고교에서 공부해서 외국의 명문대학에 당당히 합격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외고졸업생들이 이미 40대 중반에 들어섰고 그들이 법조계를 비롯한 상당부분에 약진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 곧 그들이 정치권에도 도전한다는 뜻이다.(그래서 싹을 자르려고 하는지 모르지만)그 만큼 엘리트들이 많다는 뜻이다.


한때 우리나라는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거의 전 분야를 장악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어도 육사를 없애려고 하지 않았다.


현 정권이 좌파로 일컫는 지난 정권에서도 외고를 없애자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이것저것 자기 마음대로 없애려는 생각 그것이야말로 좌파적인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자기고향이나 자기가 나온 학교에 대한 애착이 강한 우리나라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합의 없이 몇몇이 합의해 前(전)정권의 이것저것 원인무효라느니, 문제 있으니 외고도 그냥 없애야 한다고 한다면 그 많은 학교의 외고 재학생이나 그 가족 그리고 동문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니 이미 등을 돌렸는지도 모른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들, 한마디 한마디의 말, 꼭 한 번 더 생각하고 해야 한다.


좋은 세월도 금방 간다. 몇몇 정치인들이 외고를 없애자고 한다고 해서 쉽게 없앨 수도 없는 현실에서 외고를  없애자는 말보다는 보다 다양한 아이들이 입학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으면 더 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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