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11. 27.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 안 희 승 성북세무서장
나라의 녹을 먹는관리에게는 마땅히 지켜야할 세 가지 도리가 있으니
청렴과 신중함 그리고 근면이다
안희승 서장은 첫눈에 봐도 말과 행동에서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32년간 세무공무원을 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외모나 말투가 시원시원하다. 안서장과 함께 그가 보낸 적지 않은 날들을 회고해 보기로 한다.
-언제 세무공무원이 되셨는지요.
☞ 1978년 1월 1일 속초세무서 부가가치세과 근무를 시작으로 국세공무원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세무공무원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고시에 뜻을 두고 공부하던 중 7급공무원 채용공고를 보고 과목이 비슷해 응시나 해본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험을 보았는데 뜻밖에 합격해 근무하게 됐습니다.
1년여를 근무하면서 국세행정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고 당시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였던 “경제발전”에 있어서 국세행정의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껴 계속 근무하게 돼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주로 어느 분야에서 근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30여년을 국세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부가, 소득, 재산, 조사 등 거의 전 분야에서 근무를 해보았지만 특히 국세청 소비세과에서 주세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것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있습니다.
5년여의 근무기간 동안 전통적으로 국가재원 마련 수단인 세수확보에 치우친 징세 위주의 주류정책 개선과 국내주류산업을 지원·육성하기 보다는 오히려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지나친 규제조항을 개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전담 공무원으로서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선진국의 사례 및 각종 주류정책관련 논문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국민 건강보호 관점의 정책과 우리나라 주류산업의 효율성 제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류정책 수립에 매진했으며 나름의 성과와 함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세무공무원을 택한 것에 후회는 없으신지요.
☞ 사실 예전에는 과연 세무공무원이 나에게 정말 천직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좀 더 자유스러운 직업을 가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옛말에 나이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듯이 저도 나이 50을 넘어서부터는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면서 하늘이 저에게 주신 천직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 후배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제가 공직을 시작하면서 마음에 새긴 글귀가 있습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당관지법 유유삼사 일청일신일근(當官之法 唯有三事 日淸日愼日勤)이란 글귀입니다. ‘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에게는 마땅히 지켜야할 세 가지 도리가 있으니 청렴과 신중함 그리고 근면이다’라는 정말 가슴에 와 닿는 이 글귀를 공직생활 내내 지켜가자고 제 자신에게 매일매일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새롭게 공직에 들어선 후배들에게도 꼭 이 글귀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라고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 예전을 뒤돌아 볼 때 세무행정에 가장 변화가 많은 점은 무엇인지?
☞ 과거에는 관공서의 사무실 천장 색깔은 직원이 아니면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습니다.
그 말은 민원인들이 고개 숙이고 들어와서 고개 숙이고 나가느라 천장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는 비유를 좀 과하게 표현한 것이지요. 정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제 국세청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납세자를 소중한 고객으로 섬기는 자세로 친절하게 응대하고 있으며 공정한 과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국세청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국민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역 사업자들이나 특히 일반인들 같은 경우 세무서를 방문하는 일이 친근한 부분만은 아닙니다. 지역 세무서로서 일반 민원인들과 처리방식들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사실 국세행정이 규제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 납세자들께서는 세무서에 대한 인상이 썩 좋을리는 없을 것입니다. 일례로 작년에 외부기관에서 국세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국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 보셨듯이 국세행정을 몸소 체험하신 분들은 71.8%의 신뢰를 보여주셨지만, 국세행정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일반국민들은 겨우 50.3%만이 신뢰한다고 답하셨습니다.
이는 국민들께서 실제로 세무서에 대한 막연한 선입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우리세무서는 납세자 한분 한분을 ‘소중한 고객’으로 섬기자는 구호 아래 항상 친절하고 공정한 자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도 더욱 더 납세자들에게 친근하고 문턱 낮은 세무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되새겨볼만한 사례가 있다면
☞ 우리 세무서 관내에 다문화가정-부모 중 한 쪽이 외국인인 가정-어린이 위탁시설인 ‘베들레헴 어린이집’이 있습니다.
작년부터 우리 서 직원들로 구성된 사회공헌 활동 단체인 ‘다사랑회’에서는 매주 월요일 퇴근 후에 그 곳을 방문하여 동화책읽어주기, 동요부르기,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자주는 못가지만 가급적 참석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어린이집에 들어서면 그새 얼굴을 알아보고 품에 안겨서는 떨어질 줄 모릅니다. 잠깐이지만 그 어린친구들과 있다보면 오히려 제가 구원을 얻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 정말 말로는 표현이 어렵지만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슴깊이 남을 추억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 성북지역 납세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 저는 지역 납세자 여러분들의 성실한 납세의무 이행을 적극 지원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세정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물론 납세자의 도움과 협조가 없으면 성공적인 세정운영은 불가능하리라 생각하며, 성숙된 납세의식으로 세정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성북세무서는 세정집행기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성북구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각종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실천하여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며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세무서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안희승 세무서장에게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그를 아는 사람은 안 서장은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를 만나보니 역시 그런 말이 어울린다.
형님아우하면서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을 정도로 겸손하고 부드럽다. 아마 따뜻한 세정이라는 말도 그가 만든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정치도 세무행정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그를 만난 후 세무공무원하면 차갑고 무섭다는 생각을 일거에 거둬들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