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12. 04.


뚝배기 질 그릇 같이 소탈한 사람,  늘 연구하는 학구파

 

성북경찰서 이 경 순 서장

 

 

 

“꿈 꾸는 자는 꿈을 닮아가며 꿈은 이루어진다”

 

 

 

 

 

순경에서 출발해 총경까지 오른 입지전 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이경순 성북경찰서장이다.


뚝배기 질그릇 같이 소탈한 친화력을 바탕으로 성북구 주민의 안전한 치안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이 서장은 학구파로도 유명하다.


충북 음성출신인 이 서장은 서울 환일고와 성균관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단국대학교 박사과정에서 경찰조직의 90%가 넘는 현장경찰관들의 조직 내 갈등요인과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순경출신으로는 드물게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돼 독일유학도 다녀온 이 서장은 경찰생활 대부분을 경찰청 외사과에서 근무해 외사업무에 정통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분 일초도 아깝다는 이 서장을 만나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어보기로 한다.

 

 

 

 

- 경찰에 몸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출생해 유년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꿈을 펼쳐 보고자 상경해 학업에 몰두하면서, 당시 청계천 주변에 한창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할 청소년들이 껌팔이 등 앵벌이를 하면서 착취당하는 힘겨운 생활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경찰관은 엄격하고 무서운 줄로만 알았는데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경찰을 보고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강하지만 부드럽고 무섭지만 기대고 싶은 경찰관의 모습이 꿈 많고 열정이 넘쳤던 젊은 제가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비춰진 것이지요.


저는 이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어 착취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한 직업으로 경찰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사회에 봉사 할 수 있는 직업이기에 더욱 매력을 느껴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순경부터 총경까지 진급이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평소 좌우명이나 업무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비록 순경으로 입직했으나 조직 내 경쟁에서 항상 우위에 서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꿈꾸는 자는 꿈을 닮아가며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부단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등용문(登龍門)의 어원은 잉어가 중국 황하 상류에 위치한 협곡 ‘용문’의 세차고 빠른 물살을 거슬러 오르며 용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극한의 난관을 돌파해야만 약진의 기회가 온다는 의미로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주어진 환경을 극복해야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경찰조직의 90%이상이 순경부터 입직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저의 승진이 그들에게 무언(無言)의 꿈과 희망, 그리고 경찰 공무원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해준다는 신념하에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 어언 30년이 다되는 시절을 경찰에 근무하셨는데 언제가 가장 보람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2007.7~2008.7까지 1년여 기간 동안 제가 태어나 성장한 고향 음성 서장으로 재직했던 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습니다.


또한 부임지마다 95%가 넘는 순경출신들이 집안의 맏형처럼 따르고 솔선수범 하는 등 별 어려움 없이 직원들을 지휘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큰소리 없이 직원들을 통솔, 덕장이라는 평가까지 받게 된데 대해 더없는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성북은 제가 태어난 고향처럼 아직도 인심이 후하고 이웃 간의 정이 깊습니다.


이곳에 부임 한 것 역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성북서장으로 재직하는 현재 직원 모두가 자체사고 없이 주민들을 위해 무한한 봉사와 치안질서 유지에 전념하고 주민 모두가 어르신들이고 내 이웃 친지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안전한 성북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 주는 동료 경찰들을 볼 때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 때는 언제였는지...


아시다시피 아직도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 불필요한 지역감정, 빈부의 격차 등으로 인한 갈등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그 중심에서 원칙에 입각한 법을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불법에 대해 단호하고, 공사구분을 명확히 해서 업무처리를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보호한다는 일념 하에 근무를 했습니다. 따라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그렇게 힘든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공직생활로서 30년이면 가족과도 많이 떨어졌을 법한데 이 기회에 가족에게 하고픈 말이 있으시다면...

경찰이라는 직업 자체가 비상과 야간근무가 많아 가정에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승진 공부까지 병행하느라 단란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 뒷바라지와 살림하느라 고생한 집사람과 아빠로서 제대로 못 챙겨준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다른 경찰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마음은 있지만 표현을 못할 뿐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전 경찰의 아내와 가족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순경출신들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로 알려졌는데 그들에게 특별히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후배 경찰관들이 업무에 열정을 갖고 전문성을 키워 나가길 기대합니다. 물론 승진에 있어서는 경찰대학이나 간부후보생 출신의 입직자들이 상위직에 많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경찰 업무는 현장에서 직접 주민들과 접촉을 하는 현장경찰관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승진도 중요하지만 업무의 전문화를 통해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에 긍지를 갖고 열정을 쏟아 주민들에게 봉사를 하다 보면 더욱 커다란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 경찰이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지름길이라고 생각 합니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져서 이제는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  기 때문에 경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지 않나 생각 합니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성북서장으로서 있는 동안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성북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범죄 단속에서부터 생활안전, 교통에 이르기까지 현장 치안 전반에 걸쳐 「안전한 성북 만들기 프로젝트」를 전개해 경찰기본 업무에 대해 모두 공감하는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능동적인 업무수행 여건을 조성하고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면서 일관된 업무추진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지속적으로 정부방침에 대한 높은 이해와 국정운영에 맞는 치안활동 사항 발굴, 현장중시 업무처리로 사회질서를 확립함과 동시에 업무성과라는 목적도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서민생활의 보호정책의 일환으로 지구대(파출소)별 1개소 총 5개 지역에 대한 서민보호 치안강화구역을 설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치안강화구역내 찾아가는 이동경찰서 운영, 방범용 CCTV 우선설치, 창문 열림 경보기 설치, 빈집털이 예방홍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지원활동에도 적극 노력, 관내 사회 보호시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지속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정릉동 일대 서민보호 치안강화구역 내 저소득 5가구를 선정해 사랑의 연탄 500장을 전달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외, 취약계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경찰관이 직접 전수하는 호신술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현재 박사과정논문에서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들의 갈등요소 및 발전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직원들의 복리후생문제와 경찰조직의 미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이 서장은 웃는 모습이었다. 언뜻 보기에 초등학교 선생님 같은 인상에 차분한 말솜씨, 자기 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진지하고 자상해 보인다.


그와 근무했던 경찰의 말을 빌리면 그는 公平無私(공평무사) 그 자체라고 한다. 30여년을 경찰에 몸담고 오직 조직에 충성하면서 나라에 청춘을 바친 이경순 서장, 아직 그에겐 남은일이 있어 보인다.

 

90% 이상이 비 간부인 경찰 조직에 그의 연구가 어떤 기여를 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그의 경험과 능력이 활짝 꽃피워 유종의 미를 거두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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