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12. 17.


광화문 광장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그 넓던 광화문 광장이 사라졌다. 광화문 거리가 그렇게 넓을 필요 없으니 그 자리에 웅장한 세종대왕 동상을 모셔놓고 꽃길을 조성하면 관광객들도 모이고 대규모 시위대를 차단할 수도 있으니 이거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울시는 드라마 촬영을 위해 광화문거리를 통제하더니 며칠 전에는 세계 스노보드대회 까지 열었다.


서울시의 발표대로 대회기간 3일 동안 약26만 명의 서울시민과 관광객들이 스노보드 경기를 관람했고, 세계 각국에 광화문 주변의 아름다움을 알렸다고 하니 이 또한 일석이조였으리라.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오세훈 시장의 심기가 불편한가 보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시청률이 높고, 세계 스노보드대회도 성공적이었다는데 무엇이 오시장을 노하게 했는지 “차라리 재선을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하니 보통 화가 치민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서울시장으로서 임기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추진하다보면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이러쿵저러쿵 뒷전에서 말들을 하게 된다.


지난 정권에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며 비슷한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치지도자들이 政敵(정적)들의 비난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민에 대한 적절한 태도가 아님은 물론이다.


서울시와 오 시장은 왜 큰 돈 들여(자기돈도 아니지만) 광화문을 치장할까? 왜 서울시청 앞 광장을 놔두고 광화문에서 행사를 치러 구설수에 오를까? 왜 한나라당의 시장후보들은 오시장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까?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오 시장이 우선 잘못한 일은 이번 스노보드 대회를 광화문 광장에서 연 것이고, 그에 대한 비판의 대해 서울시장 재선운운한 일이다.


오 시장은 광화문 광장을 멋있게 새로 단장하고 세종대왕님을 모셨으면 세종대왕이 보실 수 있도록 정면에서 행사를 개최했어야 마땅하다.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분을 광화문 광장에 모셔놓고 그분의 뒷전에서 행사를 진행하면 세종대왕님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또한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은 세종대왕은 관심 없고 스노보드 대회만 구경하는 결례를 범하게 되고, 그런 대회가 열리는지도 모르고 광화문을 지나가다 교통 혼잡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이 26만 명은 안 되더라도 그 만큼 서울시나 오 시장을 욕할 텐데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아 보여 웃자고 하는 말이다.


내년 6월 2일이 지방자치 선거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뿐만 아니고 25개 구청의 구청장, 서울시의원, 구의원 등 마음이 다 바쁠 것이다.
모름지기 선거는 바람 같은 것이다. 바람이 언제 어디로 불지는 죽은 제갈공명이 살아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단체장이 현직에 있는 책임자로서 아무리 公平無私(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한 다해도 주변의 경쟁자들이 가만 놔두지 않는 것이 선거판 인심이다.


그렇다고 꼬집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대응하면 불리하기만 한 것이 또한 현직 단체장들인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단체장들이 불리한 것이 있으면 유리한 것은 더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선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바쁜 마음 쉬어가며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겸손하게 끝까지 초심으로 기다려야 한다.


일 한것에 대한 판단은 시민이 하는 것이고 선거바람이 부는 방향은 神(신)만이 알 수 있다.
그 신이 어떤 신인지 안다면 너도나도 달려가겠지만 그걸 알 수 없으니 이를 어쩌겠는가.


아무튼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한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판도 볼만하겠고,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자금 수수로 인한 검찰과 민주당의 한판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누가 헛발질 하느냐, 바람은 동남풍이 불지, 서남풍이 불지 출전자들은 전전긍긍이요, 관전자들은 태평인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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