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1. 16.
새해 소망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 나쁜 일이 남의 일이 아니고 나의 일이며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길... ”
새해 첫 출근일인 지난 4일 기상 관측이래 73년만에 최대의 폭설이 서울에 내렸다.
물론 기상청의 예보는 빗나갔고 서울시의 늑장대응도 예전과 똑같았다. 눈이 25센티면 많이 내리기도 했지만 며칠전만해도 광화문 광장에서 TV드라마도 찍고, 스노보드대회까지 여는 등 세계만방에 서울을 알리겠다고 떠들썩했는데 이정도 눈에 서울이 마비됐으니 서울시의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지금 기상이변에 속수무책이다.
세계 최고를 놓고 다투는 미국과 중국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손 놓고 당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달나라로 여행가고 인공위성들이 떠있어 세계 각 곳을 현미경처럼 볼 수 있다는 과학 세상에 눈과 비가 어느 정도 올지도 예측 못한다니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세상이 온통 기계화되다보니 우리나라도 전통의 인심과 인정이 메말라 점점 더 물질만능이 되어가고 있다.
남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 고집하는 世態(세태)에 4촌만 넘으면 남이 되어 버리고 그나마 부모님 돌아가시면 이제 형제들끼리도 안보고 살라는 보장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경인년은 호랑이해다. 동물의 왕인 호랑이도 점점 멸종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 먹고 살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구가 개발바람에 밀려 온난화되고 숲이 없어지니 멸종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 인간들이 저지르는 일이다.
인간들의 수명이 조금 연장됐다고 하나 살아봐야 백년인데 무슨 권력욕심, 돈 욕심들이 그리 많아 매일일 치고받고 싸우고 남의 것을 탐하다 감옥 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지 참 딱한 일이다.
새해 첫 출근하는 날 그나마 폭설이 와서 다행이다. 비록 지각도 하고 비행기나 선박이 뜨지 않아 피해를 본 분들도 많겠지만 권력을 가졌거나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하늘이 우리에게 겸손하라고 신년 천 출근길에 함박눈을 내렸을지 모른다.
자기밖에 모르고 불행한 일 닥쳐도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는 TV프로를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웃어댔던 사람들이 폭설 앞에 서는 나뿐만아니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 날수 있음을 경고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겠지만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공부만 잘하면 돼” “너만 잘 되면 돼”를 가르치기 보다는 겸손과 배려를 가르치면 어떨 까? “눈이 아무리 많이 와도 집에서 게임이나 하면 그만이지, 부모님들이 힘들게 출근하든 말든,
길이 미끄럽든 말든 나하고 무슨 상관있느냐”고 마치 기계처럼 정이 없는 아이들보다는, 이런 일이 남의 일이 아니고 나의 일이며, 왜?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는지? 궁금해 하며 기상이변의 이유도 알아보고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 일까? 고민해보는 아이들을 보고 싶은 것이 새해 아침의 작은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