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2. 07.


지방자치 이대로 좋은가


“ 지방자치제도 전면수정해서 진정한 지방분권 이뤄야”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를 시작한지가 15년이 흘렀다. 서울시를 비롯한 16개 시도와 230개 시군구를 합하면 246명의 단체장을 뽑는 선거다. 그간 온갖 비리에 휘말려 중도에 자살하거나 구속 혹은 사퇴한 단체장이 10%가 넘는다고 한다.


최근에 성남시가 호화 청사 논란에 휘말리고 부천시장은 잦은 외유로, 안양시장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100층이 넘고 2조원이 넘는 청사를 짓겠다고 발표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방의 어떤 기초단체는 지방공사를 통해 수천억원의 기채발행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직원들 급여가 없어서 또 기채발행을 해야한다고 한다.


어떤 도지사는 대통령에게 험한 말을 쏟아내고 시도지사가 소집하는 단체장 회의에는 아예 副(부)를 참석시킨다. 대통령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공무원의 임금 동결을 외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슬그머니 복지포인트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물론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신경을 써야하는 단체장들이겠지만 다가오는 선거에 공무원들에게 인심 쓴 것 같은 흔적이 역력하다.


이 것 뿐만 아니다. 기초단체의 예산의 방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선거를 앞둔 해는 관변단체에 나가는 지원금이 늘어난다. 자치단체마다 등록된 수십개의 단체에 구청장이나 시장, 군수와 가까운 관변단체장에게는 넉넉하게 예산이 배정됨은 물론이다.


관변단체에 참여하는 회원들도 세금내는 주민인데 주민들에게 자기들이 낸 세금 돌려주고 마음껏 쓰라는데 누가 싫어하겠는가? 어차피 누가 써도 쓸 돈인데 나눠서 쓰면 쓴 사람들은 “아이구 우리 구청장님, 우리시장님, 우리 군수님 최고”라면서 알아서 선거운동 해줄 판인데 누구 눈치 볼 필요 뭐 있겠는가?


나라에 높은 분들이 너무 많다보니 대통령의 명령이 잘 먹히지 않는다. 이미 246명의 단체장은 제왕적 권력을 가져버렸고 공무원들은 실력의 유무를 떠나 줄서지 않으면 진급이 어려워졌다.


시도지사는 대통령으로 가는 정거장이 돼 버렸고, 지방자치가 권력을 지역에 분산해 지방의 실질적인 발전을 꾀하기보다는 정치인들의 널뛰기 場(장)으로 변질됐다.


광역단체장들은 국·내외를 분주히 뛰어가며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기보다는 후원그룹을 형성해 언제 대통령경선에 뛰어드느냐를 초읽기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방자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 문제가 되면 다 국민 탓이겠지만 정치하는 분들 지방자치가 이래서야 되겠는가를 스스로 생각해볼 때이다.


한번 시작한 지방자치를 없앨 수도 없고 법을 만드는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바쁘고, 국회의원들은 밥그릇 싸우기 바쁘다면 차라리 학자들에게라도 맡겨보라.


사람 몸은 아프면 병원도 가고 수술도 해서 고치는데 하물며 국가의 미래가 달린 지방자치가 많이 아픈대도 이대로 방치하면 되겠는가? 참 답답하기만 하다. 아프긴 아픈데 누구 하나 병원 데려갈 생각은 안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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