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3. 07.
政治(정치)가 뭐길래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 싸움이 오래가면국민은 약자편을 들기 때문에 결국은 권력을 가진 쪽이 진다. ”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이 어수선하다. 특히 한나라당은 지나칠 정도로 싸우고 있어 곧 다가올 지방선거를 치를 정당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며칠 전에는 친 박근혜 계보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을 하더니 최근에는 6선 관록의 홍사덕 의원이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정치사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말대로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없다는데 왜 같은 동지끼리 저렇게 적이 못돼서 난리법석을 칠까? 세종시가 그렇게 동지를 적으로 만들 정도로 중요한가? 등 여러 의문이 떠오른다.필자도 정치를 조금 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정치는 너무 어렵다.
정권을 잡으려고 한배를 탄 김무성 의원 입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정치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전에는 동지였지만 언제 적으로 돌아설지 모르니 있을 때 잘하라는 경고성 뉘앙스가 풍긴다.
물론 김무성 의원 입장에서는 문제 해결을 해보려는 자기 진심을 몰라주는 박 전 대표에게 섭섭해서 던진 말이겠지만 세종시에 대한 대안은 박근혜 전 대표와 미리 상의하고 발표했어야 한다.
김무성 의원도 4선 의원이다. 그 또한 미래 권력에 대한 의지도 있을 것이고, 친 박계의 중진으로서 세종시에 대한 의견을 얼마든지 개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다른 사람도 아닌 좌장 격인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와 상의없이 그런 대안을 발표했으니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약자다. 미래의 권력은 있을지라도 현재의 권력은 없다. 다음 대선을 치르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도움이 절실할 텐데 오죽하면 대통령의 뜻을 거역하면서까지 원칙을 지키려고 하겠는가? 정치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박근혜 전 대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들 한다.
물러서는 순간 모든 포화를 짊어져야할 판국에 홍사덕 의원의 말대로 박근혜 전 대표를 따르는 의원들이 정치 사찰 까지 당한다면 이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홍사덕 의원의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이런 사실을 안 박근혜 전 대표의 상심이 컷을 것은 물론이고 마음속에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과 동지인줄 알았지만 적보다 무서운 사람들에 대한 분노도 컷을 것이다.
아무리 우리나라 政治(정치)가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한다지만 적과 동지도 몰라볼 정도로 편을 가른다면 우리 국민은 정치를 외면하는 수준에서 혐오하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다.
한 식구끼리 얼마든지 웃으며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커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간다면 결과적으로 손해보는 사람들은 권력을 가진 쪽이다. 우리 국민은 항상 약자편이고 세월은 계속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양보하는 것이 정답인가는 벌써 나와 있는데 그 길을 돌고 돌아가며 국력을 낭비하고 있는 정치, 도대체 정치가 뭐길래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그나마 그런 판에도 끼지 못하고 주변만 빙빙 맴돌고 있는 사람들만 떡 고물 주워 먹을지 모르는 어수선한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