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3. 21.
김연아의 눈물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국민을 감동시키는 힘,
그것이 스포츠 선수가 가진 힘이고 정치인들은 이런 스포츠 정신을 배워야할 때 ”
스포츠만큼 국민을 하나 되게 하는 것도 없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대표선수들은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음은 물론 피겨에 출전한 김연아 선수가 연기를 마치고 흘린 마지막 눈물은 그야말로 壓卷(압권)이었다.
필자도 식당에서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중 김연아 선수가 연기를 마치고 감격에 찬 눈물을 훔치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따라 나왔다.
처음엔 어린 선수가 그동안의 고된 훈련이 드디어 끝나고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정신적 압박감을 떨치고 해방감과 이제 본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연기를 다 마쳤다는 기쁨의 눈물이었으며, 금메달 수상 후엔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었다는 감격의 눈물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김연아 선수 외에도 모태범, 이정수, 이상화, 이승훈 선수를 비롯한 메달리스트, 그리고 비록 메달은 못 땄지만 불굴의 투지로 도전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줘 국민을 또 한번 감동시켰다.
사실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 뿐만 아니라 코리아의 깃발을 휘날리며 미국 골프계에 진출해 우리나라를 빛내고 있는 신지애, 최나연 선수, 메이저 리거 박찬호, 유럽축구의 박지성 등 땀과 눈물로 일궈낸 자랑스런 대한 건아들의 활동을 보면서 가슴 뭉클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연아 선수가 자신도 모르게 흘린 눈물은 가슴 졸이던 우리 국민들을 함께 울렸으며 그 눈물의 의미는 아직도 우리국민에게는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이 가슴 속 깊이 잠재해 있으며 이를 끌어내어 뭉치기만 한다면 세계 어느 민족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위대한 눈물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일등하면 왜 우는지 몰랐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라고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김연아 선수의 말은 아! 눈물이라는 것은 자기의도와는 달리 자신도 모르게 흘려야 진짜 눈물이고 여러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명언이었다.
아무튼 평소 TV를 보지 않던 사람들도 이번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몰래 닦은 사람들 많을 것이다.
필자 역시 옆 사람을 의식해 감정을 억제했지만 어쩔 수 없었고 동행한 후배는 “김연아 보고 울었다”는 부인의 울먹이는 전화를 받으면서 역시 눈가에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이렇듯 사나이들을 포함해 전 국민을 울리고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아준 김연아 선수에게 우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오늘의 김연아가 있기까지 가슴 졸인 김연아 선수 가족과 코치진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저렇게 여리고 어린 선수가 온 국민을 울게 만들고,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국민을 하나 되게 만들었으니 그에 대한 국민적 보답이 있어야 마땅할 것 같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국민을 감동시키는 힘! 스포츠 선수가 가진 힘이다. 그런 힘을 가진 김연아 선수가 자랑스럽고 그 힘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해준 김연아 선수가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 힘을 꼭 배워야 할 어른들은 잠자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