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4. 29.
公薦(공천) 장사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다가올 6.2 지방선거 공천에 돈의 힘이 작용한다고 한다. 시장, 군수, 구청장 이른바 기초단체장은 7당 6락(7억을 주면 공천받고 6억이면 떨어진다)이란 말이 유행하고 광역의원은 몇 억, 심지어 기초의원 가 번을 받는데도 1억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說(설)이 파다하다.
보도에 의하면 2억원을 건네려다 구속된 여주 군수외에도 서울 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한 여성 정치지망생은 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공천대가 5000만원을 요구받고 공천을 접었다는 소식, 인천지역의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기초의원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들로부터 1억여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하며, 한나라당 강남지역의 구청장 공천문제도 시끌시끌하다고 한다.
정치를 하려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세 살짜리도 안다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 국회의원이나 지구당의 당협위원장이 돈 공천을 하면 이는 결국 비리와 연결된다. 충남 당진의 민종기 군수는 건설업자로부터 아파트와 별장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해외도피를 시도했고, 민주당의 경우도 김충식 해남군수 집에서 무더기로 돈다발이 발견되기도 한 것이 그 例(예)다.
이 정도면 무슨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검사들의 촌지 문제가 터지면 무슨무슨 위원회를 만들고, 천안함이 터지면 또 조사위원회와 국회차원의 진상 규명을 하자는 등 법석을 떨면서도 자기들이 관여된 문제에는 슬그머니 넘어가려고 한다.
국회의원의 공천에도 공천대가가 있기 때문에 자기들이 투자한 돈을 지방선거에서 충당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정치권은 스스로 대대적인 조사와 대책을 내놓아야 하며, 정부는 검찰과 경찰을 총 동원해 공천대가의 진실을 조사해 열심히 일하는 젊은 국회의원들이 몇몇의 썩은 정치인들로 인해 함께 매도당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정치는 우리 일상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그나마 젊고 소신있는 젊은이들이 국회에 들어가 국가관을 가지고 정부를 감시하며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요즘같이 국회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이 한꺼번에 공천장사나 하는 사람들로 매도되어 정치에 아예 환멸을 느끼고 급기야 정치를 떠난다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부패는 더욱 심해져 결국은 국민이 정치를 외면해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 우민화가 완성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젊은 정치인들에게 정중히 부탁한다. 젊다는 것이 꼭 나이가 어리다는 뜻은 아니다. 조금 늦게 정치권에 입문한 정치인들이 스스로 정치권을 정화해 나가야 한다. 공천의 원칙이 정해지면 지켜야 하고,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친 私薦(사천)을 하지 말아야 하며, 좋은 인재들을 발굴해 지방자치에 입문시켜야 하는 것이 그들의 책무다.
누가 봐도 장래가 촉망되고 앞으로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할 인재들이 아무 생각 없이 선배들의 못된 습관을 따라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공천장사에 합류하게 되며, 나랏일을 하는 정치인이 검은돈에 눈을 뜨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구치소 담장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비밀이 없어지고 있다. 설사 비밀이 지켜진다 해도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돈에 자유로워야 한다. 요즘 정치는 돈 안 들고 얼마든지 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정치인들이 돈을 밝히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 일 것이다. 미래가 불안 할 정도면 차라리 정치 그만 두고 다른 장사를 해서 떳떳이 세금을 내는 것이 본인이나 가족,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하는 일이다.
세금도 없는 공천장사, 결국 그 대가는 감옥행이며 국민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못난 인간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