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5. 08.
지나친 욕심은 毒(독)이 된다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사람이 태어날 때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태어난다. 한 돌이 지나면 조금씩 걷다가 세돌 쯤 되면 유아원, 다섯 돌쯤 되면 유치원, 일곱 돌쯤 되면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사람간의 경쟁이 시작된다. 아니 이미 유치원 때부터 경쟁이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중고등학교 다니는 내내 시험과 싸워야 하고 대학에 들어가도 상아탑의 자유를 만끽하기 보다는 또 다른 경쟁대열에 합류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어릴 때야 무슨 큰 욕심이 있어서 경쟁하는 것도 아니다. 부모님의 지시에 그냥 따르기도 하고, 아이들이 다 학원가니까 따라 다니고, 대학에 입학해도 취직이나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불을 켜고 공부한다.
그런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모진 세상을 만나면 욕심이 생겨난다. 돈 욕심, 자리 욕심,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욕심 등 다양한 욕심 들이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다.
요즘 세상에야 어느 집에 태어나는가에 따라서 미래가 어느 정도 결정된다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성공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인생의 롤 모델을 설정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처럼 부자가 되고 싶다든가, 박정희 대통령처럼 훌륭한 정치가(각자가 다르겠지만)를 꿈꾼다든가, 유명연예인이나 문화 예술가, 성공한 기자나 아나운서 등 나름대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가슴에 품고 도전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바로 이점을 유념해야한다. 과연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봤을 때 현재의 자신이 과거에 꿈꾸었던 자리에 있는지, 큰 성공은 이루지 못했지만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자리에 있는지,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위험한 독배를 마시고 있는지를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일이 목표이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더 나가면 대통령의 꿈을 가지고 정치권을 맴돌 곳이다.
물론 다른 여러분야도 있겠지만 당장 다가오는 6.2 지방 선거에 출마하거나 출마자들에게 공천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전국 어디를 가도 공천 후유증이 심각하다. 어릴 때부터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 믿고 열심히 갈고 닦았는데, 이제 그 실력을 발휘하려고 하는데 실력보다는 돈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고 물러서야 하는 젊은이들이나, 평생을 한 분야에서 일하고 이제 그 경험을 살려 정치를 해보려는 인사들이 돈과 줄서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오는 상실감을 생각해야 할 때다.
지금 정권을 가진 한나라당의 지도자급 인사들이나 지난 정권을 좌지우지 했던 민주당의 상당 수 인사들이 학창시절에는 그래도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며 돌과 화염병을 던져본 사람들이고, 목숨을 걸고 절대정권에 저항하며 민주화를 이룬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나라와 민족 앞에 떳떳이 나서야 함에도 자칫 지나친 욕심으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물론 대학 때의 그 순진무구함이 결혼도 하고 자식이 크기 때문에 먹고 살아야 하고, 또 정치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지만 작금의 정치판의 행태는 지난 군사정권을 탓할 수 없을 만큼 타락했으며, 자기밖에 모르는 욕심쟁이 얼굴로 변모하는데도 자기 스스로만 모르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직 선거에 당선만 되면 된다고 온갖 잔꾀 부리거나, 그런 그들과 한통속이 되어버린 분들, 조금 지나면 그런 욕심들이 반드시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