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5. 12.
投票(투표)의 중요성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6.2 지방 선거 후보자 등록이 13일에 시작되고 20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 선거에는 총 8번의 투표를 해야 한다. 우리 청소년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 교육감과 이를 감독하는 교육의원, 거대한 서울시를 감시 감독해야하는 서울시 의원과 수천억을 쓰는 구청장을 견제해야하는 구의원선거를 먼저하고, 서울시장과 구청장 선거, 그리고 시의원 비례대표와 구의원 비례대표 선거가 있다.
모두 8번의 기표를 해야 선거가 끝나는 것이다. 아마 8명을 뽑으려면 집에 오는 홍보물은 50종이 넘어 차근차근 훑어보기조차 힘들 지경일 것이다.
특히 교육감이나 교육의원 선거는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줄줄이 투표가 예상되다보니 혹시나 앞 번호를 받으면 요행으로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출마자가 넘쳐난다고 한다.
따라서 다른 선거는 줄줄이 투표를 한다 해도 교육감과 교육의원 만큼은 눈을 부릅뜨고 좋은 후보를 찾아서 똑바로 투표해야 한다.
서울시장과 구청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4년 전 지방 선거에서 서울 시민은 서울시장을 비롯한 25개 구청장과 지역구 서울시의원 전원을 특정 정당에 몰아주었다.
이른바 줄줄이 투표가 빛을 발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울시장은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홍보비로 썼으며, 구청은 앞 다투어 호화청사를 짓거나 선심성 예산을 마구 써댔으며, 이를 감시해야할 서울시의원이 거의 40%가 비리 혐의에 연루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구의원의 경우도 전문가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해 방만해진 구청의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는지 감시해야함에도 정작 공천권을 쥔 지역위원장이 수준 이하의 구의원들을 공천해 자기 하수인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구의원들은 공천권을 가진 지역위원장의 눈치를 살펴야 하며 이를 어길시 다음 선거에 공천을 받지 못함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 되어 버렸다.
우리 서울 시민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데 누굴 뽑으면 어떠냐?” 는 식으로 투표장에 가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후퇴함은 물론 머리 좋은 정치인들의 꼼수에 그대로 넘어가는 형국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 시민이 정치인들을 이기기는 정말 쉽지 않다.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투표다. 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인들을 비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딱히 뽑을 후보도 없고, 정치 자체를 혐오하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인들의 공천(사천) 놀음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고, 투표도 안 하면서 정치인들을 욕하는 것은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투표는 우리 힘없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조금 복잡하고 시간도 뺏기지만 교육감은 누구, 교육의원은 누구, 구청장은 누구, 구의원은 누구 등 등 가족들과 상의해 이름을 적어가서라도 꼭 투표해야 한다.
비록 내가 투표한 사람이 낙선될지라도 그런 한표 한표가 결국 민주주의 발전에 초석이 되고 정치인들이 국민을 얕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내는 엄청난 세금을 물 쓰듯이 쓰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도 멍하니 당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 소중한 권리와 의무를 다 하는 6.2 지방선거가 되어야 한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며 그 대가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