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6. 09.


民心(민심)이 天心(천심)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말 많던 6.2 지방 선거가 한나라당의 참패,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선거전 여론조사에 의하면 많게는 25% 적게는 10% 이상 앞서던 한나라당이 텃밭인 경남에서 까지 도지사를 내주고 서울에서도 불과 0.6% 차이로 오세훈 시장이 辛勝(신승)을 하는 등 여당인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에서 6개 시도지사만 당선되는 초라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선거 전에 하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여당의 압승으로 몰고 가려고 하던 일부 신문사들도 비상이 걸린 듯 연일 야당 당선자들 인터뷰하기 바쁘고,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한나라당의 대표와 당직자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는 등 6.2 선거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는 이런 것이다. 말없는 다수 국민은 결국 투표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서울만 둘러봐도 국회의원과 시장, 구청장, 시의원이 한나라당 일색이었다. 본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정당의 공천 하나만으로 당선된 사람들이 시민 무서운 줄 모르고 전횡을 일삼다가 결국 시민의 힘에 무릎을 꿇은 결과다.

 

오세훈 시장은 본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소위 강남3구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어 강남 시장으로 불리게 됐고, 민주당은 25개 구청장 중 21개를 손에 넣었다. 정당지지도만 보면 한나라당이 앞서지만 힘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위대한 서울 시민들이  민주당에 표를 몰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아슬아슬한 당선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명숙 후보나 유시민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었으면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 서울시정과 도지사직에 충실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초단체장은 민주당을 찍고 시장과 도지사는 다른 곳에 기표해 절묘하게 정치적 안정을 꾀한 국민의 선택이 경이롭다.

 

또한 한나라당의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압도적으로 당선 되었거나 시장군수 구청장 선거까지 한나라당이 이겼으면 역시 차기 대권 주자로 임기 중반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시장과 도지사직에 충실해야 하는 절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혹자들은 이번 선거를 이명박 대통령의 중간평가라도 말한다. 물론 그런 말이 틀렸다고 할 수 없겠지만 이번 선거의 절묘한 결과는 꼭 이명박 대통령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차기를 꿈꾸는 인사들이 자기 당 식구끼리 시의원, 도의원, 기초자치단체장까지 다 차지하다보니 효과적인 검증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이 현직에 충실하기 보다는 2년 후의 대권경쟁에 마음이 더 갈 수밖에 없을 터이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오시장은 서울시의회에서, 김지사는 경기도의회에서 그 능력을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은 야당이 다수인 기초자치단체장들과의 효율적인 관계정립도 만만치 않아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절을 보내야하기 때문에 대권경쟁은 엄두도 못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얼마나 절묘한 선택인가? 우리 국민은 시장과 도지사를 뽑는 것이지 대권후보를 뽑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시장직과 도지사직의 업무수행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받은 후에 임기를 다 마치고 대통령직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 투표로 알려준 것이다.

 

민주당도 자만해선 안된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가 우선이지 민주당에 대한 절대지지는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 진정한 의미는 침묵하는 다수의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며 국민의 심판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에 경고한 위대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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