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8. 04.
채무 공화국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국가경영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예산이 300조원 가량 되며, 서울시의 경우 21조여원 정도 된다.
15개 광역시와 230개 자치구의 예산을 다 합하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니 국민이 내야하는 세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국가든 지방자치단체든 국민이 내는 세금 규모로만 살림을 한다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국가예산보다 많은 360조를 넘겼으며, 서울시의 빚도 서울시 전체 예산보다 많은 23조나 된다고 하니 이러다가 나라가 파산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경제학에서 부채도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부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갚을 능력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경영을 비롯해 광역자치단체, 기초단체까지 빚더미에 올라 이대로 가다가는 공무원들 급여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국영기업체인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의 빚이 100조가 넘고 한 달 이자만 1조에 육박한다고 한다.
서울시의회 김명수 운영위원장에 따르면 SH공사의 빚도 16조원이 넘어 하루이자만 10억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남에게 빚을 얻을 때는 갚을 능력이 충분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안심하고 빌려줄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이 단체들이 일년 예산보다 많은 빚을 지고 있지만 충분히 갚을 능력도 있고 어떤 계획도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일반회사나 가정은 빚을 지고 상환을 못할 경우 그 가족에게 까지 영향이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남의 돈쓰고 못 갚는 경우 경제생활은 물론 빚쟁이들의 성화에 못 견뎌 자살하는 연예인도 있었으며 지금도 빚 문제로 고민하고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신세를 면치 못하는 사람들 꽤 있을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선거로 뽑는다.
그들은 실컷 돈 빌려 쓰고 임기 채우고 나가면 그만이다. 즉 자기 임기 때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쓰고 임기 채우고 나면 다음 당선자와 국민이 그 빚을 고스란히 떠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기초단체의 장들이 그들의 임기 때 진 빚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최근에 성남시와 LH공사간의 다툼을 보면 자치단체와 국영기업체간 혹은 국가나 자치단체간의 다툼이 자주 있을 것을 예견케 한다.
빚이 한 두 푼일 때는 별 걱정이 없다. 그러나 빚이 국가예산을 넘고 한 달에 1조원이상의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은 이익을 내는 집단이기 때문에 이자를 내면서 장사를 한다지만 특별한 수입도 없이 이자도 못 내면서 빚만 늘리는 국가나 자치단체, 그리고 국영기업체, 지방공사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가와 자치단체, 그리고 국영기업체와 자치단체가 설립한 지방공사 등이 진 빚의 규모를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방안을 세워야 한다.
예산의 규모도 모르고 선거 때만 되면 공약을 남발하고 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써대는 빚을 그냥 놔두면 우리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채무공화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제돈 아니라고 막 써대는 사람들이 떵떵거리는 나라 대한민국, 그런 사람들이 대권후보인 나라 대한민국, 그런 사람들을 보고 일 잘한다고 하는 나라 대한민국, 나라는 망하든 말든 정치하기는 참 좋은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