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9. 02.
쓰레기 관리책임 떠넘기는 강북구청 VS 북한산국립공원
백련사 입구 등산로 쓰레기 투기... “그건 우리 소관이 아닌데요??”
강북구(구청장 박겸수) 인수동 북한산국립공원 백련사입구에 위치한 등산로가 등산객들이 버리는 각종 쓰레기들로 병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강북구청 공원녹지과와 북한산국립공원측이 관리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곳은 휴가철 성수기가 되면 많은 가족단위에 휴가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장소에는 쓰레기 투기 금지 경고문이 2곳이나 있지만 표지판은 비에 맞아 잉크가 번진 상태이며 멀리서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글씨로 게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강북구청 공원녹지관 관계자는 “그곳은 우리 소관이 아니고, 국립공원 소속인 것 같다”며 “쓰레기는 구청 청소과에서 해주지만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고장에 쓰여 있는 ‘강북구청 공원녹지과’라는 글씨에 대해 묻자 “표지판은 주민들이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어 줬는데 그렇게 따지면 구청 관리가 맞는 것 같다”고 말꼬리를 흘렸다. 또한, 점검일자에 대해 묻자 “일주일에 3~4회 수시점검을 나가지만 공원 등산로가 많아 인원이 많이 부족해 자세히 점검은 하지 못한다”며 “앞으로 인원이 충원되기 까지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무책임하게 말해 앞으로의 북한산국립공원 쓰레기 투기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한산국립공원측은 그 구역자체는 강북구청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며, 구청 측은 자신들이 관리해야 하지만 인원이 부족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강북구의 명산이 쓰레기들로 골치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또, 등산객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고 언성을 높였다.
공원 입구에는 작은 순찰건물이 있다. 이곳은 북한산 국립공원관리 소속이지만 인원이 부족해 관리인이 상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정해진 순찰시간은 없으며, 일주일에 2~3번 입구부터 등산객들이 모이는 정상 거점까지 수시로 돌며 흡연자와 쓰레기 투기, 등을 감시한다고 했다.
이러한 구청과 국립공원 순찰에도 불구하고 입구쪽에는 쓰레기가 매일 산더미 처럼 쌓여가고 있다. 순찰을 2~3번을 한다고 하지만 쓰레기 무단투기와 관련해 올해 과태료부과(10만원)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아울러 작은 경고장을 보지 못하고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무심코 버린 등산객들에게는 지도장만 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립공원관계자는 “기획순찰시 구청 관계자들과 같이 의뢰하여 순찰에 나간다”며 말했다. 하지만 구청 관계자는 “그런 의뢰도 받아 본적도 없고, 한 번도 그런적이 없다”고 말해 서로 다른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한편, 백련사입구 쪽에 자리 잡은 백련체육회 관계자는 “휴가철이 되면 무단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로 골머리가 아프다”며 “오전7시쯤 청소차가 와서 쓰레기를 가져가지만 오후가 되면 다시 쌓여있고, 심한 악취와 보기도 싫은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보면 누가 여기서 운동을 하고 물놀이를 즐기고 싶겠느냐”고 토로했다.
취재당일 등산객들이 가지고 내려오던 쓰레기를 두고 백련체육회 관계자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실랑이를 벌인 등산객 중 한명은 “버릴 곳이 없어 찾다가 보니 쓰레기 있는 곳이 있어 버리려고 했다”며 “그럼 쓰레기통을 설치해주던가”라고 큰 소리로 체육회 관계자와 말다툼이 이어졌다. 하지만, 국립공원에서 쓰레기통은 퇴출 된 지 오래전 일이다. 이런 일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하루에도 쓰레기 투기문제로 공원과 아무런 관련 없는 백련체육회 관계자들과 등산객들 간에 말다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구청과 국립공원측이 관리 책임을 두고 서로 미루고 있는 가운데 국립공원을 친환경적인 문화조성 및 청결한 국립공원 조성을 위하는 길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뿐이라고 볼 수 있다.
유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