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9. 16.
꿈에서 본 용의자 수사 착수?
대학생 기자 김 가 영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다 무혐의로 풀려난 뒤 자살한 김 씨의 유가족이 최근 김 씨가 범인이라며 책을 출판한 재미교포 김 모 씨(58)를 검찰에 고소했다고 한다.
김 씨의 유가족은 지난 7일 재미교포 김 모 씨를 죽은 김 씨의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소했다.
또한, 유가족은 같은 날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상대로 재미교포 김 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폐쇄하라는 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한다.
김 씨는 재미교포 김 씨의 제보로 용의자로 몰려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그러나 재미교포 김씨는 2005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숨진 김 씨의 이름만 바꾼 채 \'연쇄살인범은 죽은 김 씨이고 부인이 남편을 독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미교포 김 씨는 인터넷 카페에 김 씨의 사진 등이 실린 신문기사들을 올려놓았고, 남편이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책을 출판하고 동영상 제작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살해되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해결 살인사건으로, 우리나라 역대 가장 큰 3대 살인사건 중 하나다.
2003년에는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각색되어 더 많은 관심을 사기도 한 만큼 이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아직도 적지 않다.
자살한 김씨는 1993년 재미교포 김 씨의 제보로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고, 가혹행위를 당해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으나 이후 검찰 수사에서 증거부족으로 석방됐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당시 재미교포 김씨가 “꿈속에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김 씨라는 이름을 봤고 이것은 분명 신의 계시"라며 김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으며, 경찰은 이것만을 근거로 김 씨를 불러 석 달 동안 수사를 벌인 점이다. 이는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꿈속에서 본 사실만을 근거로 용의자를 지목해 수사해 들어간다는 것이 정말 말이 되는 상황인가?
단지 꿈에서 범인 이름으로 지목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단지 꿈일 뿐이고, 만약 꿈속에서의 일이 사실이 아니라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김 씨는 그때 당시 경찰이 강압수사를 벌였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800만원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이듬해 자살이라는 길을 택했고, 유가족은 아직도 이 사건에 끝없이 맞서 싸우고 있다.
물론 살인사건과 같이 큰 사건에는 조그마한 단서라도 끝까지 파고들어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찰이 수사를 벌일 때에는 보다 더 정확한 증거를 가지고 수사해야 하며 사건에 관련 없는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또 다른 문제점은, 용의자로 지목되어 한번 이슈가 된 사람은 누명을 써서 죄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가는 피해는 막대하다는 점이다.
또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을 때에는 큰 관심을 받고 기사화되지만 무죄로 판결이 난 경우에는 용의자로 지목된 때만큼 크게 기사화 되지 않곤 한다. 이 또한 분명 고쳐져야 할 것이다.
용의자 누명으로 인한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보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