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09. 16.


◇ 주택화재예방을 위한 기고문 ◇


성북소방서 종암119안전센터장 소방경 신영하

 

조그마한 정성을 담아...

 

 

주택화재저감 소방안전대책의 일환으로 관내 장애인들을 방문하다보면 안타깝고 가슴아픈 현실과 마주치계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얼마전 직원 중 한명이 관내 안암동 3가 132번지 이복녀(여) 할머니 댁을 방문하여 확인한바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여든이 넘은 병든 노모와 예순이 넘은 아들이 모두 장애인인데 따로 떨어저 사는 딸이 가끔식 그들을 돌보며 살고 있는데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힘들게 사는 장애인들이 한두명이겠냐 만은 이것도 인연인가 싶어 시간이 되는 직원과 같이 다시한번 찾아가 말벗이라도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날 쌀20kg짜리와 라면 한 박스를 사들고 직원들과 같이 그 집을 다시 방문했다.
 서너 평쯤 되는 집에는 연탄으로 난방을 하고 있었으며 한 평 남짓한 방두 개와 거실이 있었는데, 전에 소방서에서 달아준 단독형 경보형 감지기가 달려 있었으며 거동이 힘든 노모는 방에 누워 꼼짝도 못하고 있었고,
 벌써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아들은 다른 방에 앉아있었는데 사람이 와도 별다른 반응이 없고,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는 모습이 가슴한편이 저려옴을 느끼며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그동안의 방치된생활로 인하여 그저 허공만 응시할 뿐이었다.
이 무더운 여름날 좁은 방안에서 꺼져가는 촛불처럼 희미한 생명의 불빛을 밝히고 있는 두 모자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 가운데 하나지만, 마음이 답답하고 아파오는 것은 사람인 이상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우리를 반겨주었던 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들의 삶이 왜 그렇게 굴곡지고 힘겨운지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그들의 불행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비록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더 도와줄게 있는지 물어보자 그 딸은 마음만이라도 고맙다며 우리를 향해 웃어주었는데, 그 처연한 웃음을 보니 마음이 더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또한 우리가 이들을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남기고 무거운 발길을 돌리며, 주택의 구조상 다른 소방시설을 할 수가 없었으며 몇 일후에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하였고 소화기라도 하나 갇다 드려야 겠다고 다짐하며, 평범한 듯 살아왔지만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아직까지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음을 신에게 감사드리며 지금부터라도 다시 한번 주변과 이웃을 돌아보며 살아야 겠다는 깨달음을 배우고 돌아왔다.
다음에는 수박이라도 한 덩이사서 그 분들을 찾아가 봐야 갰다고 다짐을 해본다.

 


2010년 9월

성북소방서
종암119안전센터장 소방경 신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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