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0. 14.
중국과 북한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중국이라는 나라는 정말이지 우리나라와는 질긴 惡緣國家(악연국가)다. 10월9일 한글날 이틀 후인 11일 중국은 조선족이 쓰는 한글이 자기네 문화유산이라고 우기면서 \'조선어국가표준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휴대형 기기는 물론 PC 키보드용 조선어 입력 표준과 소스코드, 지역식별자 등 네 가지 표준 마련에 착수했다고 한다.
참 중국이라는 나라 해도 너무 한다. 조선시대의 수탈은 차치하더라도 6.25 전쟁에 중공군을 투입해 우리나라를 두 동강낸 것에 부족해 북한의 김정일과 손잡고 엄연히 우리 민족인 발해와 고구려를 마치 자기네 역사인양 동북공정을 주장하더니, 이젠 우리말 우리글인 한글마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한글공정까지 불러일으키니 이는 북한 김정일 3대 세습을 눈감아 주고 북한과 손잡고 은근슬쩍 한글을 이용한 문화콘텐츠를 선점하려는 얄팍한 계략으로 보인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약소국이고 북한이 중국의 힘을 업어야 살 수 있는 나라라지만 엄연히 말과 글이 다른 한글을 자기나라 방언에 불과한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지의 극치다. 차라리 한자와 비슷한 표기를 쓰는 일본어를 중국의 문화유산이라고 한다면 세계인이 웃어 남기기라도 한다지만 글자의 생김새나 말의 화법이 전혀 다른 우리 한글을 자기네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남북분단을 최대한 이용해 자기나라의 이익만 취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 허황된 주장을 그냥 해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중국 측이 북한과 손잡고 한글의 표준을 마련한다면 세계인들은 과거 역사를 볼 때 중국의 황제가 세종대왕에게 한글을 만들어 쓰라고 명령한 것처럼 이해 될 수 있다. 이는 어쩌면 일본이 마치 김치 종주국 행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중국에 세습정권을 인정받아야하는 급박한 처지의 북한이 중국의 꼼수를 인정하고 나선다면 심각한 일이 벌어 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웃어넘길 일도 아니다.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한글학자와 역사가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 지구촌은 자원이 한계가 있고 무역 전쟁은 그칠 날이 없다. 따라서 돈이 되는 일에는 국가에 대한 예우라는 것도 없고 영토문제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의 말과 문자까지 물고 늘어져 선점하려고 하는 처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중화대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치사할 정도로 우리 한글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을 어떤 식으로 든 자기네 쪽으로 편입해 민족통일을 방해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유발시키는 것을 보면 중국은 분명 우리 대한민국을 두려워하는 것이 확실하다.
그들이 진정 미국과 맞서는 대국이고 아시아의 맹주라면 정정당당해야 한다. 김일성주체사상을 주장하는 북한이 살기 힘들어지자 주체의식을 잃고 중국에 의지하며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은근슬쩍 남의 것을 취하려는 태도는 우리민족을 갈라놓아야 그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태도다. 물론 이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축구, 골프, 수영, 스케이팅 등 각종 세계대회를 석권하고 삼성의 IT산업이나 현대자동차의 성장을 보면서 두려움이 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남의 나라말과 글을 가지고 장난쳐서야 되겠는가? 묻고 싶다.
북한은 여러 가지로 어려워서 중국에 굽실거릴지 모르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다르다.
우리 대한민국은 나라의 규모는 중국에 비해 작지만 얄팍한 수를 쓰지 않는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수는 중국의 10분의 1도 안되기 때문에 수적으로는 밀리겠지만 아이디어와 정정당당으로 무장되어 있어 중국이 두렵지 않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두렵기로서니 남북을 갈라놓은 것에 모자라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힘을 합해 유럽이나 북미에 함께 대항해야 하는 큰일을 깨닫지 못하는 중국당국의 좁은 속내가 안쓰러울 뿐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세종대왕임을 상기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