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0. 22.


꿈을 꾸지 않는 사회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꿈이요? 글쎄요. 딱히 되고 싶은 게 없는데요. 초등학교 땐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포기했어요. 지금은 그냥 컴퓨터 게임하는 게 좋아요. 동네 PC방 사장이 제일 부러워요.”
최근 일부 외고생을 제외하고 학생들의 70%가 꿈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참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져야할 청소년들이 이렇게 많이 꿈이 없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청소년들이 꿈이 없고 게임에 열중한다고 해서 당장 나라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왜 꿈을 꾸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려는지 이제 어른들이 답할 때가 된 것 같다.
꿈이란 무엇인가? 꼭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꿈이란 꼭 무엇을 이뤄 성공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것이고 성공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꿈이 없다고 앞으로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꿈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뀔 수도 있고, 환경이 변하면 새로운 꿈이 생길 수도 있다.
학생들이 꿈을 꾸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지금 꿈이 없다고 답한 학생들은 학교 성적이나 대학 진학 등 현재의 입장에서 답한 것이라고 본다.
학교가 인성교육의 장이나 친구들과의 우정을 기르는 곳이 아니라 단순한 학습장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나온 대답일수도 있고, 부모를 잘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는 친구들을 보면서 상대적 피해의식에서 나온 대답일수도 있다. 
아무튼 교육이 문제다. 현재 나라를 이끄는 정치경제계의 인물들이 아무래도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들의 자식들 역시 교육을 잘 받기 때문에 돈과 권력이 세습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사회를 외치는 것도 어쩌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뜻일 것이다.
대통령의 참다운 뜻이 어린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매월 급여나 받아가는 좋은 직업으로 여기고 그저 별 탈 없이 세월만 보내게 해서는 학생들의 꿈은 영원히 생기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우선 일선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의 사기앙양부터 시켜야 한다.
그들이 일반 직장인들처럼 단순한 봉급쟁이가 아닌 미래의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역군이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과 관계당국자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시켜 오로지 공부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줄 첫 번째 임무 자는 바로 선생님이다.
꼭 공부를 잘하지 않더라도 사회 나가면 얼마든지 자기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도 선생님의 역할이고, 윗사람을 공경하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어린시절부터 잘 가르치는 것, 그것이 바로 공정사회를 만드는 초석을 놓는 중요한 역할이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한 분쯤은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을 것이다.
그 선생님이나 지금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똑 같다. 단지 세상이 바뀌고 인심이 바뀌었을 뿐 선생님들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세상이 선생님들을 단순한 직업인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나라를 이끄는 분들은 우리 아이들이 꿈이 없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걱정이나 하는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제일 잘 아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아이들의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랑이 함께하는 교육현장, 그곳에서 커가는 아이들이 꾸는 작은 꿈들이 우리나라의 건강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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