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0. 22.


은평구의회 정기회를 보고

 

구의원의 날카로운 질문에 구청장의 진지한 답변
구청장과 구의원이 한마음으로 지역발전 위해 토론하듯 해

 

 

지난 13일 은평구의회 정기회를 방청했다. 은평구 김우영 구청장이 취임 후 처음 맡는 본회의 질의응답이고 소위 한나라당 실세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해 은평구의회의 정기회가 어떤방식으로 진행될까 궁금해서 방청해보기로 한 것이다.
우선 은평구의회 본회의장은 다른 구의회에 비해 규모가 작아보였다. 규모가 아담해서인지 우선 안정감이 들었다.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구의원18명 전원과 구청장 및 부구청장과 국장단 전원이 참석해 구의원은 질의를 하고 구청장이 답변하는 일상적인 방식이었다.
필자는 국회를 비롯해 서울의 다른 자치구의 구의회도 몇 번 방청해본 경험이 있어 질문자의 태도를 보면 금방 어느 정당 소속인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은평구의회 의원 4명의 질의를 들어보고 도대체 어느 정당 소속인지 알 수 없었고, 또한 조용하고 또박또박한 질문과 구청장의 성실하고도 진지한 답변 자세, 의장의 원만한 진행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구의회 의원을 질이 낮다는 등 구의회 무용론을 상당히 공감했던 필자는 이런 구의회라면 박수를 쳐야 하고 국회의원들도 한번 방문해서 한 수 배워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유명란의원은 여성의원답게 어린이집 문제와 CCTV문제, 그리고 은평방송국 운영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고, 김우영 구청장은 한가지한가지를 솔직하게 답변하는 장면, 괜히 고성을 지르거나 비아냥거림도 없고, 상대의원의 말을 가로 막는다거나 질의 답변을 하는 도중에 의원간의 잡담도 없었으며, 화장실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리를 뜨는 의원이 한사람도 없는 등 은평구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10점 만점에 10점 수준이었다.
본회의가 끝나고 이현찬의장과 따뜻한 커피 한잔을 했다. 이의장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의원들의 존경이 보였다. 이의장은 “은평구 의원들은 정당이 없다”고 한다. 물론 여야 동수(9명씩)이지만 의원들은 일단 의회에 들어오면 정당의 색깔을 지우고 오직 은평구만을 생각한다고 한다.
구의원들은 생활 정치인들이다. 구민들과의 만남이 잦고 누구보다 지역 현안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정당의 심부름이나 하고 이권이나 챙기면 구의회의 존립은 무의미할 것이다. 물론 정당 공천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겠지만, 은평구 발전을 위한 일에는 여야를 떠나 지역 발전과 지역구민들의 심부름꾼으로서의 역할이 우선이라는 은평구의원들의 소신을 보면서 처음에 가졌던 은평구에 대한 생각과 구의회 존폐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꿨다.
이날 은평구 의원들의 의정활동 모습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이현찬 의장과 마신 따뜻한 커피는 그간 필자가 마신 커피 중 으뜸이었으며 오랫동안 그 향이 가시지 않을 듯하다.


이중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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