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0. 28.
드라마 대물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다 해고된 아나운서 출신 여성이 정치권에 도전해 결국 대통령이 된다는 드라마 \'대물\' 속 특정 내용을 여야가 제각각 해석해 여야를 불문하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드라마에서 집권당 대표가 너무 부패하게 나와 내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걱정”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고 하며,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도 “여야 의원들 사이에 드라마가 국회의원에 대해 너무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자연스럽게 극중 인물로 연상될 수 있는 분들은 묘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도 “여성 대통령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부터 “드라마 속 부패한 집권 여당 민우당의 이름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결합해 놓은 듯 한 인상을 준다”는 등의 불만이 나왔고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첫 방송 직후인 7일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드라마 속 정당 명칭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대물은 주인공인 고현정의 인기도 있지만 최초의 여성대통령에 대한 내용이고 정치인들의 꼼수와 비리가 적나라하게 비춰지는 드라마 내용이 현 정치상황과 맞물려 국민적 인기가 상당하다고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고 영화는 영화에 불과하거늘 정치인들이 드라마 한편에 일희일비하는 양태를 보니 우리나라 정치의 현재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우리 국민을 드라마나 영화 한편에 오락가락하는 정도 밖에 평가하지 못하는 정치수준에 실소를 금치 못한다.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는 공상적인 것 보다는 실현가능한 현실의 문제를 주로 다룬다.
한때는 조폭영화가 히트를 쳤고, 최근에는 동성애를 그린 작품까지 등장하는 등 그 소재의 자유로움이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 하다. 대물이라는 드라마 역시 그런 소재 중의 하나인 여성 대통령의 등장이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상당수 여성 정치인들이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면서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여성이 대통령이 된다는 대물이라는 드라마가 등장하고 국민이 이 드라마를 즐겨 시청한다면 정치인들은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먼저 눈치 채야 한다. 정치인들은 우리 국민이 무엇에 식상해 하고 등을 돌리는지 알지 못한다면 대물이라도 보고 반성하며 인심이 변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정국이 국감시즌이었고, 또 현재는 사정회오리가 정치권에 맴도는데 정치인들이 이 드라마를 볼 시간이 있었다니 이 드라마가 상당히 재미있고 이슈를 제공하긴 하는가 보다.
아무튼 지금처럼 드라마 한편에 일희일비 한다면 앞으로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드라마 작가나 방송국 PD를 측근으로 써야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아시아권에는 한류 열풍이다. 이 드라마도 성공하면 아시아 전역에 수출될지도 모르고 마치 드라마 속의 내용이 정치인들이 두려워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의 정치행태를 보여주는 것처럼 비춰지면 정치권 전체가 약간의 망신살이 뻗칠 수도 있다. 그래서 평소에 잘해야 한다.
앞으로 이런 類(류)의 드라마가 계속 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신경 곤두세우지 말고 지금이라도 깨끗하고 발전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 향후 드라마에서 멋진 정치인들의 모습이 소개되어 한국정치가 아시아권의 선두를 달리는 모습을 보일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한다.
마침 오늘 수요일인데 일찍 들어가서 대물을 한번 시청해보고 왜! 정치인들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지 눈 크게 뜨고 한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