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1. 10.


정치자금과 후원회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정치를 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이 정치자금이다.
예전에는 정치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들었으나 요즘 같은 시대에는 선거공영제로 국가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해주어 그리 돈이 많이 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치인들이 가끔씩 돈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면 선거 외에 돈을 써야 하는 곳이 많은가보다.
정치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돈을 쓰다보면 각종 이권을 청탁받기 일쑤다. 따라서 소액의 투명한 정치자금 후원문화 조성을 통해 건전한 정치발전을 꾀한다는 목적으로 정치자급법과 정치후원금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정치인과 돈 문제는 늘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골메뉴가 되어버렸다.
최근 청목회라는 단체에서 입법로비용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고 해 국회의원 11명의 사무실을 검찰이 압수수색하는 일이 벌어져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야당 국회의원은 물론 여당의원까지 포함된 이번 압수수색은 강기정의원이 영부인 관련 내용을 국회에서 발언 한 직후여서인지 야당은 이번 사건의 배경을 의심하고 있고, 여당은 긴급 黨(당)政(정)靑(청) 중진회의를 여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검찰은 꿈쩍하지 않고 오히려 검찰은 날을 세우고 있다.
정치인과 돈, 공직자와 돈 문제가 우리사회에 만연된 것은 아직도 우리 기업문화가 정치문화에 예속되어 있다는 증거다. 정치인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은행문턱이 너무 높아 사업하기 힘들고 공직자들과 가까이 하지 않으면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없는 환경에서 검은 돈은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모르나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가장 믿지 못 할 집단으로 여긴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이 뭐라고 얘기하든 돈을 주면 받고 받다 걸리면 재수타령이고 검찰이 수사하면 억울하다고 주장해 실소를 자아낸다.
정치인들이 뭐라도 하든 검찰은 국민의 검찰이고 대통령이나 윗선이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따르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검찰이 G20을 목전에 두고 법무장관도 모르게 국회의원들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박수를 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초반이었으면 어땠을까? 왜 야당 국회의원을 수사할 때면 꼭 여당의원을 포함 할까? 왜 야당의원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을까? 등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스산한 시절이다.
검찰이 이 모든 일들을 염두에 두고도 이번 후원금 사건을 서두른 것은 후원을 빙자한 불법정치자금을 막고 국민의 검찰로써 공정사회를 만드는 파수꾼이 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명으로 평가하면서도 왠지 개운치 않은 것은 대통령의 임기 말이 다가오면서 야당의원들이 청와대와 영부인 그리고 대통령의 형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차단하고, 여권의 차기를 관리하려는 청와대의 의지와 무관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 일까?
정치인들의 비리수사는 여야나 시기가 따로없다. 따라서 이번 수사도 국민 모두가 박수칠 일인데 박수치는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아서 해보는 괜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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