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1. 10.
알랭 드 보통의 ‘불안’(Status Anxiety)을 읽고
- 지위에서 오는 불안, 그 시작은 어디인가 -
대학생 기자 김 가 영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며 사랑, 행복, 분노, 불안 등의 감정 느끼며 살아간다. 이 감정들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그중 하나인 ‘불안(Anxiety)’ 또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일 때 느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이다. 어떤 사람은 목표한 대학에 합격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하기도 하고, 자식이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을 때 불안해하기도 하며, 미래에 꿈을 이루지 못할까봐 불안해하기도 한다. ‘불안’이라는 정서는 이처럼 여느 실생활에서 느끼고 볼 수 있는 감정이지만, 보통 우리는 안정된 감정을 추구하기 때문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피하려 노력하곤 한다.
이 책에서 알랭 드 보통은 인간이 느끼는 불안이라는 감정 중, 지위로 인해 생기는 불안에 대해 다루며 그 원인과 해결책을 써내려갔다.
그의 또 다른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소설에서도 그는 ‘불안’과 같이 인간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는 ‘불안’과 달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소설에서 스토리를 매우 독창적으로 풀어나가며 누구나 하는 연애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의미들을 끄집어 내 신비로운 감동을 자아냈다. 반면 ‘불안’은 마치 도덕책을 읽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정도로 평소에 느껴왔던 것에 대해 읽기 쉽게 서술한 것 같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이라는 요소가 어디서 오는지 그 원인과 그 해결법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해나가고 있다. 그는 불안의 원인을 크게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 중 ‘기대’로 인해 불안이 생긴다는 것이 다른 원인들 보다 설득력 있게 와 닿았다. 각 사회, 개개인마다 기대치가 다르고 준거집단 또한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그 상황에 대해 개인이 느끼는 바는 매우 다르다. 오히려 불평등과 같은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주변 사람 모두가 비슷한 처지라면 불안함을 느끼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예전에 보았던 기사가 떠올랐다. 각 나라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방글라데시였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방글라데시보다 훨씬 발전한 선진국인 미국의 행복지수는 훨씬 낮았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오히려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혐오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서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발전을 통해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했지만, 사람들의 기대치도 함께 점점 높아지며 그들의 불안함은 예전보다 더 늘어나 우울증이나 자살률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높아졌다. 점점 기대치가 높아지며 더 높은 것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 ‘우리는 조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 대가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달라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끊임없는 불안이다.’라고 쓰인 부분 또한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서는 현대인이라면 모두 느끼고 있는 ‘불안’의 원인과 해결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설명하고 있다. 유명한 사람들의 발언들로 설득력을 사고, 여러 사진, 회화 등의 자료를 통해 풍부한 시각자료를 제공해 지루함을 덜었으며, 이 작가만의 특유 화법으로 서술했다는 점이 이 책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읽기 쉽게 써내려가면서도 그만의 날카로운 어투로 ‘불안’이라는 감정을 샅샅이 파헤쳐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알랭 드 보통 그의 책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