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0. 12. 16.
정의란 무엇인가?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정치인들이 추구하는 정의가 때로는 국민이 생각하는 정의와 다를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이 책에서 정의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어떤 이는 정의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어떤 이는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또 어떤 이는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치철학교수답게 정확한 담을 추론하지 않고 독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정의라는 것에 대해 답을 내리게 했다. 그렇다. 정의라는 것은 정답이 없고 각자의 입장에서 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한국적민주주의 국가다. 물론 정치도 말로는 정의를 추구한다. 전두환 前(전)대통령은 당명에 정의를 넣어 정의사회구현을 추구하기도 했으며, 요즘 정치인들 역시 각자 자기가 추구하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정권쟁취를 시도 하고 있다.
샌델교수가 화두로 제시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한국적 민주주의에서는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면 다수결의 원칙이 지켜져야 함에도 실종된 지 오래고, 국민이 선택한 선택의 자유를 이용해 국민 돈으로 자기들 필요한 일만 선택하고 있고, 대화와 타협의 미덕은 실종되고 싸움의 기술만 늘고, 공동선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아예 보이지 않고 서로 자기와 자기네 黨(당)이 옳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하도 오랫동안 우리 정치권에 이런 이상한 현상들이 반복되다보니 우리 국민들은 정의라는 것에 대해 헷갈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샌델 교수의 책이라도 보면서 진짜 정의란 무엇일까를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정의란 저런 것이 아니고 이런 것이다”를 설명해 줄 근거를 찾기 위해 책을 사는지도 모른다.
청와대나 국회가 무엇이 정의인가를 모를 리 없을 터인데, 분명 자기들이 하는 일이 공동선을 위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이렇게 막가는 길이 자기를 선택해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고집을 계속 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참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참담한 정치현상을 이해시켜야 하는 일이 참담하다.
이번 國家豫算(국가예산)에서 대통령 형님 예산이 1600억원에 다다른다고 한다. 물론 지역구에 꼭 필요한 예산일 것이다.
국가예산이 300조원이 넘고 서울시 예산만 해도 20조원이 넘고 각 지자체의 예산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돈을 세금으로 거두어야 한다. 물론 이 돈이 합법적이고 정의롭게 공공선이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쓰여 지리라 믿는다.
정치인들이나 단체장들이 생각하는 공공의 선과 정의가 일반 국민들이나 종교인들과는 다르겠지만 남의 돈을 자기 쌈지 돈 쓰듯 쓸 때 쓰더라도 가슴에 손을 얹고 단 한번만이라도 사전적 의미의 정의를 생각해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지금은 당신들이 정의의 편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가 증명할 정의는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