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전쟁은 왜 일어날까? 왜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지 못하고 서로 으르렁댈까? 아마 전쟁을 하는 이유는 상대의 물질을 탐내서 그것을 힘으로 뺏기 위하거나, 자기의 정치적 이념을 달성하기 위해 전쟁을 할 것이다.
요즘은 과학이 발달하고 통신 수단이 발달됨에 따라 지구촌의 구석구석을 훤히 내다보고 있어 상대방의 병역수준을 미리 알기 때문에 사실상 전쟁이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UN이라는 국제기구도 있어 함부로 침략했다가는 몇 배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상대를 때려눕힐 수 있다고 해서 침공했다가 自國(자국)이 입는 손해가 큰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기 어렵다.
전쟁이라는 것은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전부 뺏기는 어마어마한 게임이다. 따라서 상대의 戰力(전력)과 情報(정보)를 아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기 때문에 요즘은 대규모의 전면전보다는 우리나라의 서해전투처럼 局地戰(국지전)의 경우가 종종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전쟁이 줄어들면서 이 전쟁이란 단어가 이제 자국 내에서 마약과의 전쟁, 범죄와의 전쟁, 물가와의 전쟁, 상대 정파와의 전쟁 등으로 바뀌어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전쟁이 진행 중이다. 헌법 개정과 무상복지 전쟁, 부산 신공항 전쟁, 충청 과학벨트 전쟁, 4월에 있을 보궐 선거전과 2012년 4월 총선 그리고 2012년 12월에는 대망의 대통령선거전 등 볼만한 게임이 연속된다.
전쟁을 해서 승리하면 누가 가장 이익을 볼까? 전쟁이라는 것은 과거에도 승자인 왕이나 일부 장수들에게 돌아갔지만 현대의 선거전도 승자인 일부 정치인에게 돌아간다.
결국 국민을 담보로 하는 전쟁이나 선거는 몇몇 소수의 이익만 창출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전쟁을 해서 국민의 피를 흘리는 것보다 선거를 통해 국민의 피같은 세금을 조금 나눠 주는 것이 편하다면 전쟁보다는 선거를 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전에는 국민을 이용해 전쟁을 일으켜서 자기들 배나 불리고, 전쟁의 시절이 지난 지금은 선거를 치러서 세금 거두어 자기들 입맛에 맞게 펑펑 쓰면서 “이 모든 것이 국민을 위해서!”라고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전쟁도 불사하는 우리 열혈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 선거라면 정말 지친다. 정치인들의 사탕발림에 혀를 내두른다. 지도자들의 실언과 말 바꾸기는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전쟁을 피하고 싶지만 사실 선거도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선거는 꼭 해야 한다. 지도자들의 욕심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맥없이 목숨을 맡겼던 과거는 아니지만, 요즘 시대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선거를 회피하거나 잘못 찍으면 결국 부담이 우리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다.
누가 당선되든 큰 변화는 없겠지만 그래도 억지로 전쟁터에 끌려가는 것처럼 선거판에 불려가는 것이 아니라 정당보다는 사람을 바로보고, 정치에 항상 관심을 두는 것이 총성 없는 현대전에서 국민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