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2. 09.


만남을 지향하는 북부교육  

 

 

 

북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김동선

 

 

 

 

 

 

 

 

교육이 지향하는 길은 외길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동안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개혁에 대한 논의가 많았고 여러 제도가 도입 되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980년 대 당시에 논의되었던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단위학교책임경영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96년 새 정부가『학교운영위원회』제도를 도입하였고 그 취지는 지금까지 감독관청의 지시에 따르던 학교의사결정권과 학교예산을 학교에 돌려주어 학교의 자율성을 신장 시키는 것이었고, 학교의사는 단위학교와 가장 가까운 교사와 학부모, 지역인사가 결정하도록 하였다.
본 제도가 도입 된지 15년이 지났으나 그 성과는 대단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학교에 그 제도 도입 당시의 서툴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결정하는 과정들이 지금도 도입시기의 모양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교육이 좀 더 자율성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고 학교교육의 결과가 다양한 형태의 발전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해마다 쏟아지는 국가의 교육정책만 더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내면적으로는 한 때 ‘교실의 붕괴’란 말이 회자되었고 입시위주의 모습도 그대로이다.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모방의 대상이었던 국가는 대개 주민자치에서 출발한 나라이므로 학교를 설립한 그 주민들이 학교를 운영하는 모습은 전혀 어색하지 않으나 우리의 학교가 속한 사회적 배경은 그 나라와는 다르므로 똑 같은 제도를 도입하였더라도 그 제도가 주는 결과는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또 사회적인 배경은 그렇다 하더라도 제도 도입 이후의 국가의 교육정책도 종전과 같이 완강하고 수 없이 만들어 내는 교육사업도 그 전이나 현재나 다를 바 없으며 그 교육사업의 학교에 적용하는 강제도 다름이 없다. 그러한 상황에서 학교의 자율성이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고 단위학교의 의사결정권이란 그 범주 내에 속하기 때문에 제한된 의사결정일 수밖에 없다.
국가나 자치단체에서 교육개혁과 사업계획을 아무리 많이 수립하여도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처방이 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교육개혁의 출발은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교육사업도 단위학교에서 필요에 따라 수립되어야 한다. 교육에 문제가 있다면 학교현장에서 먼저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요즘 논의 되고 있는 학생인권, 체벌금지, 혁신학교 등은 지상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다. 근래에 학교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라 생각되는 선생님과 학생간의 관계에 대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근접한 교육정책이라 생각 된다. “학생들이 왜 선생님을 존경하여야 하는 가?”, “선생님은 온 정열을 받쳐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가?” 선생님과 학생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로서 자애와 겸손으로 서로를 바라 볼 때 사랑과 존경이 생긴다. 학교현장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쉽사리 처방을 제시하자 못하고 항상 교육정책의 뒷전에 둔 것이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이제 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선생님과 학생, 선생님과 선생님, 학생과 학생이 서로 얼굴을 대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필요할 것 같다.
북부교육은 2011년 학생들이 모여 스스로의 문제와 선생님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깊이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무엇이 바람직한 행동이며 삶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고민하는 토론의 장을 만들고 그들의 생각을 한걸음 더 진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현재의 학교를 바라보는 학교외부의 시각에 초점을 맞추어 변화하는 학생과 같이 호흡하며 시대의 흐름을 끌어가는 선생님의 지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선생님의 역량을 강화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부모와 교육과 관계한 지역 인사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미래 지향적인 학교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숙의하는 교육 참여의 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이 교육개혁을 선도하는 전부라 할 수는 없으나 출발점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논의하고 풀고자 하는 것에서 시작하므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변화하고 학교현장의 문제점을 같이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학교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갈 것으로 확신 한다.
북부교육이 만드는 선생님과 학생, 학생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부모와 지역인사가 만나 숙의하는 만남의 장은 화합의 장으로 학교교육을 미래 지향적으로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북부교육지원청이 지피는 작은 변화의 불씨가 활활 타올라 고질적이었던 교육현장의 문제를 치유하는 선도의 역할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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