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3. 31.


인물 不在(부재)

 

 

 

 

 

 

 

김세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오는 4.27일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분당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다. 이번 4. 27재보궐 선거전은 강원 도지사 선거 와 또 다른 지역의 국회의원과 구청장 선거 등이 있으나 분당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전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나오느냐,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출마하느냐 등 세간의 관심도 있고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우세 지역의 선거전이라 민심을 가늠한다거나 미래의 권력을 내다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가는 보궐선거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강재섭 전 대표를 비롯한 몇몇 인사들이 공천 신청을 해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고 민주당 역시 손학규 대표 차출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양당이 마지막까지 서로 상대 선수가 누가 되느냐를 보고 결정하려는 눈치다.
우리나라 국희의원의 수는 299명이고 지역구 의원 수는 245명, 비례대표는 54명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245명은 그 지역의 대표 인물이라고 보면 되고 비례대표는 소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는 것이다.
비례대표는 그렇다 해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는 말 그대로 그 지역의 대표 인물을 내 놓아야 하는데 이번 분당을 선거전에 거론되는 주요 후보군의 인물을 보면 집권여당이나 제1야당에도 안 보인다. 존경받는 지역의 인물보다는 그저 언론에 이름값 조금 있다는 사람들뿐이고 불과 1년여의 의정생활을 하는 이번 선거전을 확대해 마치 대선의 전초전이라도 치르듯 난리만 법석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다른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몇 번씩 한 사람들이 서로 자기가 적격이라고 진흙탕 싸움질이요, 야당은 손학규 대표가 나가서 이길 경우와 질 경우를 계산하기 분주해 보인다. 무슨 지역구 선거를 이런 식으로 치르는지 분당을 지역의 주민들을 깔보고 이러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인물은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의 국회의원들 면면을 보면 저 사람이 진짜 국회의원 감인지 어쩌다 줄을 잘 서서 금배지를 달았는지 분간이 안 가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니 국회의원 몇 번 하다보면 큰 인물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분당을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함에도 여야는 스스로 자기들의 함정을 파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전이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고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가늠하는 전초전이라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역구에 사는 백면서생을 공천해서 민심을 물어 보는 편이 나을 터인데 그럴 마음은 애당초 없어 보인다.
인물을 키우지 않고 공천의 원칙도 없이 오직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는 저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확실히 이 나라 정치권에 인물이 없긴 없는 모양이다. 단지 254지역구의 국회의원 한 명을 충원하는 작은 선거를 치르고 거기서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키는 것이 요즘 우리국민이 바라는 서바이벌 게임인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고 있다.
시대의 흐름도 알지 못하고 자기가 어떤 인물인지도 모르면서 아무데나 들이대고, 새로운 인물을 기다리는 국민의 참 뜻도 모르고 그저 한 석이라도 건져 아전인수하려는 작은 속내를 가진 자들이 정치판을 뒤흔드는 대한민국, 지금은 인물부재의 시대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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