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4. 07.
미래권력
행정학박사 /호원대겸임교수
김 세 현
권력이란 사전적용어로는 지배자가 피지배자에 대해 자유ㆍ안전ㆍ 편익 등 생활상의 가치를 배분하는 힘, 다시 말해 인간의 인간에 대한 관계를 규제하는 사회적인 힘으로 일반적으로 국가 권력 또는 정치권력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군대나 검찰, 경찰 및 국세청의 수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그가 가진 권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할 수밖에 없어 아무리 돈을 많이 가진 재벌가의 회장일지라도 대통령의 눈치를 봐야 재산과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런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대통령도 국민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보다. 청와대나 언론은 정기적으로 국민의 지지도 조사를 한다. 아마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가졌음에도 국민에게 대통령으로서 사용하는 힘이 정의롭게 사용하는지를 묻는 듯도 하고 자기가 수행하는 직무만족도를 국민에게 묻고 있는 듯도 하다. 그 지지도라는 것이 40%대를 선회하고 어쩔 때보면 50% 대라고 발표하는데 참으로 아리송한 일이지만 그런 수치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여 웃어넘기기 일쑤다.
사실 국민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은 대중적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이나 소설가 혹은 종교인 등 꽤 많이 존재한다. 그들은 정치권력을 갖진 못했지만 어디가든 대접받고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사회 이슈가 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자칭 소녀들의 대통령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 것을 보면 권력이란 것이 인기와 정비례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이 인기에 영합하는 것 또한 보기 싫은 것도 사실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장 1조 조항을 굳이 기억하지 않더라도 정치인들이 국민의 외면을 받으면 그 권력은 죽은 권력이라는 것 또한 새삼 강조할 일도 아니다.
4월 5일자 모 신문 칼럼에 “이 나라에서는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뽑지도 않았고 권한을 위임하지도 않았는데 권력이 한쪽으로 몰려가고 있다.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지 않고 오히려 그런 현상을 부추기기까지 한다.”며 이를 박근혜 현상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휘장 속에서 걸어 나와야 하고 언론도 누가 되었든 휘장 안의 인물을 신비롭게 조명할 것이 아니라 휘장을 벗기고 국민이 실체를 볼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려고 하는 진정한 뜻을 조금은 이해하지만 필자는 이에 반대한다. 박근혜 전대표가 언제 휘장 안에 있었는지? 과연 언론이 그녀를 얼마나 신비롭게 다뤘었는지? 여당의 대통령 후보경선까지 치르며 온갖 곤욕을 치렀는데 국민이 실체를 알아야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또한 휘장을 벗고 나오라고 하면서 “우리가 5년 동안 권력을 위탁한 대통령은 어떠한가? 그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레임덕에 들어갔느니 권력누수 현상이 생겼느니 말이 많다. 이 5년은 국민이 그에게 나라를 다스릴 권한을 위임한 불가침의 기간인데 왜 그에게 보장해준 기간도 채우지 않고 앞질러서 그의 권력을 훼손하려 드는가? 권력을 위임받지 않은 사람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현직 대통령은 그 위임된 기간이 남았는데도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과연 그런 나라가 옳게 가고 있는 걸까?” 라는 주장에 아연실색한다.
박 전대표를 두둔해서가 아니라 그의 말대로 박 전대표가 휘장안에 있어도 그 정도 권력을 행사했다면 휘장 밖으로 나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사사건건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이곳저곳 다니면서 인기를 더 끌어 올려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하란 말인지 도대체 그의 진의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국희의원도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았고 대통령도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이다. 그가 이 대통령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이 나라의 미래를 염려한다면 어느 한사람을 지칭해 권력누수의 책임자라고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 권력은 언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을 능가하는 큰 영향력을 국민에게 행사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된다면 그 것은 어쩌면 국민의 뜻이고 그녀가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도 국민의 뜻이다. 아무튼 박근혜 전 대표가 휘장을 걷고 나와 국민과 함께하는 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같다. 내용은 틀릴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