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4. 29.
情報(정보)와 信賴(신뢰)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 겸임교수
현대사회가 급속히 발달될수록 누가 많은 정보를 갖느냐가 정치든 사업이든 승패가 결정되고 있다. 하물며 문명의 利器(이기)인 휴대폰의 발달로 인해 개인의 위치 추적은 물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 정보가 유출되어 휴대폰이나 E-mail에는 돈 빌려준다는 문자와 대리운전 광고에 심지어 글로 표현 할 수 없는 각종 스팸메일에 힘없는 서민들만 시달린다.
국가적으로는 미국이 가장 정보력이 앞서가고 있으니 당연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최고의 정보를 쥐고 있어 그가 가장 힘이 세다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도 대통령 앞에서는 움츠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정보는 곧 힘과 돈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지난 2월17일에는 부산저축은행 직원들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는 당일 새벽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해 임직원과 친인척이나 VIP 고객들의 예금을 지급해주어 말썽이 났다.
미국 애플사는 ‘아이폰 트래커’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6개월 동안 사용자의 이동 경로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 사용자 위치정보의 저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전에도 엄기영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을 사전에 감지한 박지원 민주당 대표의 정보력에 감탄하고 있으며, 분당 을의 강재섭 후보나 손학규 후보도 상대방의 동선을 미리 입수하는 등 선거에도 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노래방이나 술집을 단속하는 경찰이나 구청도 예외는 아니다. 구청과 경찰과 잘 통하는 업주는 고급정보를 손에 쥐고 있어 웬만해선 잘 걸리지 않는다. 다 정보의 힘이고 어쩌면 돈의 힘이다.
레임덕도 마찬가지다. 대통령만이 알 수 있는 고급정보가 때론 야당의 유력정치인이나 여당의 대권후보에게 넘어가곤 한다. 소위 야당의 잘 나가는 국회의원들도 고급관료의 도움이 없으면 대정부 질문이나 상임위 활동이 그야말로 허당이다.
어디 힘 있는 사람뿐이랴. 백화점이나 상점, 지하철이나 길거리, 심지어 여관이나 목욕탕까지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그만큼 비밀이 없는 투명한 세상이라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디선가 감시받고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 오싹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다.
정보란 사실 신뢰와 직결된다. 나를 지켜보는 각종 감시카메라가 세상의 정의와 도덕을 지켜주고, 각종 정보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그 정보를 다수의 國利民福(국리민복)을 위해 공평하게 사용한다면 감시 받거나 고급정보가 없다고 해서 그리 놀라거나 기분 나빠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정보유출이 특정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고 그 정보라는 것의 유출로 인해 사람과 사람, 정부와 시민간의 신뢰가 깨질 대로 깨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가진 그 정보는 국민이 준 신뢰의 표시며 그 신뢰를 깨는 순간 죽은 목숨이 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자기 혼자만 아는 줄 아는 정보도 사실은 누군가 알고 있는 것이 요즘세상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고 신뢰는 상실했다.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든 책임을 굳이 따지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세상에는 신뢰가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치, 경제 및 모든 분야에서 정보 보다는 신뢰를 중시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각분야의 최고 책임자가 되는 날, 그날이 공정사회가 자리잡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