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5. 08.
서울지하철노조의 민노총 탈퇴를 보고
전 윤 종 기자
조합원 수로 8,639명, 연간 조합비로 약 30여억원의 규모를 가지고 있는 서울지하철노조가 지난 29일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 하고 있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에 걸쳐 민주노총 탈퇴에 관한 조합원들의 투표를 실시했고, 조합원의 94.88%에
이르는 대다수 노조원들이 투표에 참여, 그 결과 4346명의 동의를 얻어 민주노총으로부터 탈퇴하게 되었다.
이로써 지난 1987년 8월에 창설이후 1995년 전국민주연합노동자 총연맹(민노총)의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지하철 노조는 17년여의 동거를 끝으로 그 관계를 정리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설립 후 그동안 10차례의 파업과 27회의 쟁의행동을 강행, 국민으로부터 지하철 운행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본인들의 안위를 위한 파업만을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라고 따가운 눈총을 받아오던 집단이었다.
이처럼 민노총과 함께 강경성향과 정치적인 투쟁을 해오던 서울지하철노조는 현재의 16대 노조집행부(위원장 정연수)가 들어오면서부터 그 성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2009년 집권한 16대 노조집행부는 민주노총의 강경투쟁 노선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그해 12월 민주노총 탈퇴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비록, 당시 45.4% 동의를 구하는데 그치며 실패로 돌아갔지만 올해 1월 연임에 성공한 뒤 다시 투표를 실시해 민노총 탈퇴라는 이번 결과를 얻어냈다.
정 연수위원장은 "진정으로 노조원을 위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노동운동이 변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그의 생각을 언급했고 이번 결과는 그들의 새로운 움직임에 박차를 가해줄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 설립초기부터 깊숙한 관계를 맺으며 민노총 공공연맹 소속으로 핵심역할을 지속해온 서울지하철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념투쟁과 귀족노조에 매몰된 민노총의 노선보다 노동 운동을 혁신해 회사와 상생을 통한 근로 조건 개선과 근로자 이익 대변 노조로 탈바꿈 하겠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한다.
그들은 기존의 민노총식의 노동운동은 해고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근로조건만 후퇴시키고 있는 방식이라고 운을 뗀 뒤 상생을 통한 경제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진 노동운동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두고 민주노총 안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속된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에 대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강성 파업에 참가한 이유로 해고된 조합원들에게 들어간 조합비용만 159억원이며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논리에 따른 파업이었기에 민노총의 방향성에 반감을 갖는 노조원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서울지하철노조에 이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등의 강성노조들도 그 뜻을 같이해 민노총을 탈퇴하고 이들 단체가 뭉쳐 기존의 불필요한 정치투쟁을 위해서가 아닌 실제 조합원들의 실리를 추구하는 제3의 노동자총연합인 국민노총을 구성한 상태다.
시대에 따라 이데올로기도 변할 수 있고 민주 운동이 태동했을 때의 근로자들과 지금의 근로자들은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만 바탕은 같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기존의 단체와 차이를 두기 위한 단체의 설립이 아닌 지금 시대에서 근로자들과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단체로 존재할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