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5. 12.
항공사들의 성수기 할증요금 이대로 좋은가
전 윤 종 기자
해외의 한 사이트 중에 한국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는데 기후에 관련된 내용이 재미있다.
거기에는 한국이 4계절의 국가라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봄과 가을은 없다고 봐야 하고 습하고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만이 존재하는 나라라고 되어있다.
그 사이트에 알려진 것처럼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4계절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지 잘 와 닿지 않을 정도로 기후가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날씨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들이 가기 좋은 봄의 날씨라고 말할 수 있는 날씨이다.
때마침 지난 주 어린이날 기점으로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있었다. 이번 연휴기간을 통해서 약 29만명 정도의 여행객이 해외에서 여행을 즐겼다고 하는데 이는 지난해 연휴기간(1~6일)의 27만명에 비해 8.3%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이처럼 5월 연휴기간의 해외여행객 수 증가로 인해 최근 일본 지진 사태여파와 고유가인한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다소 침체 양상을 보이던 국제항공 수요를 회복시켰다고 한다.
침체 되어있던 수요가 회복되어 다행이긴 하지만 여기에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항공사측이 5일 어린이날부터 10일 석가탄신일까지 징검다리 연휴를 성수기로 정해버렸기 때문이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성수기로 정한 날은 1년의 20%가 넘는 총 76일이고 이는 산술적으로 5일 중 하루가 성수기라는 얘기다. 이는 예년보다 크게 는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9일보다 27일이 늘었고, 대한항공도 지난해 57일에서 19일이 늘었다. 양 사의 2009년 성수기는 55일이었다. 양 사는 내년 성수기도 올해처럼 대한항공 69일, 아시아나 73일로 정해 놓았다. 항공사들의 성수기 요금은 비수기에 비해 10%정도 비싸니 성수기 증가는 곧 요금 인상이라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
한 예로, 대한항공에서 운행하는 서울-울산간 왕복요금은 평소 14만1,000원 이였지만 이번 성수기에는 이보다 10%정도 오른 15만5,800원 이었다. 문제는 항공사들의 성수기 결정에 특별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평시 좌석이 빈 채 운영하는 항공기가 늘고 적자도 증가하고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성수기를 늘렸다고 해명하지만 이런 해명과 달리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1조4,592억 원, 영업이익 1조1,192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2009년 1,334억 원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고 하고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매출 5조726억 원, 영업이익 6,357억 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고 한다. 양사 모두 지난해 엄청난 실적을 거뒀다는 말이다.
항공사들이 이렇게 고무줄 늘이듯 성수기를 조정할 수 있는 데에는 법적인 허점도 있다.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요금을 조정 하려면 국내선은 국토해양부로부터 신고를, 국제선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성수기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렇다보니 항공사들이 성수기를 늘리는 것을 가격인상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들이 임의대로 늘이고 줄이는 이러한 성수기 기간의 책정을 규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직장인은 법정 공휴일도 아닌 9일 비행기로 지방 출장을 가며 할 수 없이 성수기 요금으로 지불했는데 항공사의 성수기 관련 설명이 납득이 안가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여행은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되 찾아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적어도 이런 기회에 한해서는 불합리한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애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