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5. 26.
1967년 국경론에 관하여
전 윤 종 기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 평화협상에 있어 파장이 큰 발언을 했다. 얼마 전 알카에다의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했던 그가 이제 그 관심의 방향을 중동의 이스라엘로 옮겼다.
그동안 전 세계 곳곳으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중시 정책을 유지하던 미국의 노선에 변화를 주려고 한 것이다.
그는 국제 사회의 가장 큰 난제라고 불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갈등을 종결시키고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1967년 이전 경계선 기준의 국경론”으로 양국의 영토를 재분배하자는 발언을 하며 일종의 정치적 모험을 강행했다.
\'1967년 국경론\' 이란 영토 분쟁이 끝이지 않고 일어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새로운 국가 경계를 1967년 3차 중동전쟁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그의 새로운 중동정책의 핵심내용이었다.
1948년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으로 이뤄진 아랍 동맹국과 이스라엘간의 1차 중동전쟁발발한 뒤 중동의 정세는 계속 대치 상황이었고 아랍 동맹국이 재차 일으킨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 골란고원을 점령해 버렸다. 이후 이 영토를 원래 소유하고 있던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시작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이 부분을 언급하며 1967년 이전으로 국경을 설정해 국경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자고 나선 것이다.
그의 발언대로 국경선을 1967년 이전으로 돌이키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영토 포기를 피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해 이스라엘 당국은 물론 서방사회의 반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캐나다연방정부 관리들은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을 앞둔 브리핑에서 "협상의 기초는 상호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며 오바마의 발언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고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1967년 국경론\'을 정면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평화를 위해 너그럽게 양보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을 포기하라는 의미로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는 1967년 경계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지난 2004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약속한 경계선의 변화는 없을 것임을 다시 확인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나아가 그는 요르단을 따라 장기적으로 군사력을 더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오바마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러한 거센 반발에 직면한 오바마 대통령은 ‘1967년 국경론\'을 둘러싼 최근 논쟁과 관련, "이는 본질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며 "그 제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스스로 3차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1967년 6월 4일에 존재했던 것과는 다른 국경을 설정하기 위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하며 "이는 상호합의를 바탕으로 영토교환을 하자는 의미로, 이 문제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는 일종의 잘 알려진 공식과 같다"며 "지난 44년간 일어난 변화를 당사자들이 고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내 입장이 여러 차례 잘못 전달됐다"고 언론을 통해 해명했다.
사실 미국 정치계의 가장 큰 스폰서인 유대인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언급한 그의 이번 발언은 모든 면을 종합해 보았을 때 엄청난 도박일 수 있다.
마침 팔레스타인이 오늘 9월 UN총회에서 표결을 통해 국가로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시점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그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